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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전마마 2024-10-15 11:24
명상홀에 모여 계급을 나누었다. 노동자, 관리자. 자본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쪽지를 집어들었다. 노동자였다. 역시~~ 왜이리 마음이 편한지 ㅋㅋㅋ
팀별로 나눠 청소를 해야 하는데 화장실 청소가 배정되었다. 그것도 남자화장실.
1기 돈깨명 때도 스튜디오 남자 화장실 청소할 때 엄청 마음이 올라왔었는데, 이번에도 화장실 청소가 배정되었다. 그런데 1기때와는 달리 ‘그래 깨끗이 청소해 주지 뭐’ 왠지 마음이 편안했다. 우리 구역은 20대 한명 30대 한명 60대 나 이렇게 3명이었는데 나름 엄마 마음이 올라와 고무장갑을 끼고 변기는 내가 닦겠다고 자원하고 청소를 시작했다. 참 신기한게 1기때는 남자 변기 닦으며 하녀 마음이 엄청 올라오고 서럽고 아팠는데 이번엔 남자 변기를 싹싹 닦으면서 내 마음도 같이 깨끗해지는 것처럼 개운하고 좋았다. 청소 상태에 따라 관리자에게 평가를 받고 돈을 받아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데 다행히 관리자 분이 2점을 주셔서 만원을 벌어 저녁을 해결할 수 있었다. 만원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졌다. 내일 어찌 될지 모르니 일단 저녁을 배불리 먹어 두었다. 다음날 또 뽑기를 했는데 차량이 침수되어 마이너스 5만원이 되었고 당장 오늘 저녁을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여유돈이 있는 자본가 누군가에게 구걸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신기하게도 구걸해서라도 저녁을 먹어야겠다는 마음이 올라왔다.
1기때는 영체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아프기 시작해서 밥을 먹을수 없는 상태였고 그때도 화장실 청소였는데 쿠폰을 받지 못했다. 아프니까 어차피 먹을수 없어 라며 구걸도 하지 않고 나자신을 굶기는 상황, 어린시절 새엄마에게 할말도 못하고 굶는 것으로 반항했던 기억이 나중에 떠올랐다.
이번에는 어떻게 해서든 밥은 해결해보자 하는 마음이 올라왔고
자본가로 주머니가 두둑한 배현숙님 앞에서 ‘산토끼’ 노래와 율동을 하며 구걸해서 저녁값을 해결했다. 나보다 나이 어린 배현숙님 앞에서 산토끼 노래를 부르며 엄마 앞에서 재롱떠는 어린 희자의 모습이 느껴져 행복했고 저녁을 해결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식당으로 내려가고 있는데 젊은 아가씨들이 자본가 청년 옆에서 돈을 구걸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 구경하고 있다가 나도 다시 구걸해 보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가위 바위 보도 지고 30분 가까이 실랑이를 했지만 돈 주머니가 풀리지 않았다. 젊은 이 자본가님은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시간을 끌며 주머니를 열지 않았다. 사실 저녁값은 배현숙님한테 받았으니 포기할까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왠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젊은 아가씨들이 부채를 부쳐주며 아양떨고 있는 사이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 아주 짧은 순간 그 분과 눈이 마주쳤는데 ‘영권님, 저 영권님한테 밥 값 받고 싶어요. 아버지한테 돈 달라 소리를 못했는데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아버지 대신 영권님한테 받고 싶어요.’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고 그 말을 들은 영권님 눈빛이 잠시 흔들리더니 주머니에서 만원을 꺼내 부채 부치던 젊은 아가씨들을 제끼고 나한테 먼저 돈을 주었다. 영권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구걸을 하여 2만원을 확보하고 나니 세상 부자 하나도 부럽지 않을 만큼 뿌듯하고 즐거웠다.
팀별 소통시간에는 자신의 계급(노동자)과 관리자 역할 바꾸기를 했는데 대부분 관리자 역할을 할 때 두려움이 엄청 올라와서 노동자가 편하다 했지만 나는 관리자로 ‘ 내 말 들어, 내가 대장이야’ 하고 소리 지르는데 엄청 시원하고 지배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와 깜짝 놀라기도 했다. 아~ 내 속에 이런 마음도 있구나 이제 인정해 줘야겠구나 싶었다.
그나저나 빚을 갚아야 하는데 .........빚지는건 너무 싫은데.....
1차 이벤트 뽑기에서 차량이 침수되어 차량수리비로 5만원의 빚을 지게 되었다. 구걸한 돈 1만원이 남아 4만원을 갚아야하는 처지....
마지막 뽑기를 앞두고 마음의 염력을 써 보았습니다. 나도 가지고 싶다, 나도 돈 갖고 싶다.
마지막 뽑기- 인생 역전을 할것인가?
빚을 청산하기 위해 언덕 달리기를 할것인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가 쪽지를 뽑자 민수님이 큰소리로 “청산을 하고 나니 조상님께서 10만원의 ~~ ”하고 읽어주시는 순간 아~~~살았다.
세상에 이렇게 기쁠수가
내가 돈을 받자마자 사람들이 돈을 달라고 모여 들었지만 나도 좀 누리고 나서 식사시간때 주겠다며 거절도 해 보았다.
1기 돈깨명에서는 마지막에 고스톱 1등을 하여 쿠폰을 7장 받았는데 받자마자 사람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1등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받은 쿠폰을 무서워서 다 줘버렸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1기 돈깨명때에 비해서 프로그램이 단순해진것 같지만 노동자 관리자 자본가 계급의 이동을 통해서 단순하지만 내 60년 인생을 3박4일동안 다시 경험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돈깨명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지막 빚 탕감으로 언덕달리기를 하는 것이었다. 빚을 탕감하기 위해 언덕달리기를 하는 도반님이나 빚은 없지만 그분들과 옆에서 함께 뛰며 힘이 되어준 도반님들 모두가 하나되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아름답게 느껴졌고 유리알님 50번 왕복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을때는 함께 뛴 나도 콧날이 찡한 아픔이 느껴졌다.
돈깨명 함께한 모든 도반님들과 새로운 모습으로 운영해 주신 스텝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영체마을 스텝분들의 아이디어는 정말 무궁무진 끝이 없어 보이고, 이속에 내가 속해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고 꿈만 같아요.~~
영체마을 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