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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초 2010-11-22 00:24
장기체류 중에는 매일 한 시간 정도의 헤라님 강의가 있습니다.
아침 산책 중 생각나는 주제들이 자주 등장하곤 해서 생각을 정리하기 매우 좋았습니다.
(전 참고로 수행이 더딘 수행자라 생각을 좀 하면서 걷기도 하고 견성 수행을 하면서 아침산책을 했답니다. 다른 수행이 깊어진 수행자들은 관념 내보내기 바빠서 뛰었지만서둥..)
모두 값진 내용이었지만 가장 깊이 각인된 내용을 다시 상기해봅니다.
수행자의 자세에 대한 내용인데, “수행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참회, 용서, 감사밖에 할 게 없다.” 입니다.
물론 깨달음에 대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수행을 해야겠지만 수행자가 하는 작업은 관념 에너지를 없애는 것이기에 이 자세를 마음에 새겨놓으려 되뇌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날 저녁... 한 번만 뛰어도 가슴이 뜨끈뜨끈해지는 고운원 언덕을 혼자 나가 일곱 번 달렸습니다. 그랬더니 아침에 잠시 생각은 했지만 마음속 깊이 울리지 않았던 아버지에 대한 죄송한 마음에 눈물이 울컥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짧은 며칠간 아버지에 대한 참회를 하였고, 어느 날 헤라님께서 강의를 들어오시더니 “누가 깊은 참회를 했다보다. 지금 명상홀에서 나는 향이 백단향인데 깊은 참회를 하면 난다.“ 고 했습니다. 그 때 누군가?ㅋ 짙은 로션냄새로 질타를 받던 중 그 냄새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가볍게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도 그 향이 진동을 했습니다. 누굴까.. 사물놀이 듣는 시간 깊은 참회에 대한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내 가슴에서도 백단향이 나는 것을 알았습니다. 명상홀에 있다가 숙소로 왔는데 눈을 감고 앉아있으니 가슴에서 폭폭 연기를 내는 것 처럼 그렇게 진한 향기가 뿜어 나왔습니다. 그 향기는 매우 강해서 외투에도, 이부자리에도, 그리고 다음날 내 손등에서도 났습니다. 너무나 신기해서 이게 가능한 일인가 하며 웃음도 나고 자꾸 생각나서 폭파하곤 했습니다. 이것도 관념이라 끄달리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에 사람들에게 말은 못하고 토란을 까며 안나님에게만 살짝 이야기했습니다. ^^;;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다름아닌 수행자의 자세에 대한 중요성을 다신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한 것입니다. 내가 하는 작업이 에고를 강화시키는지 약화시키고 있는지 잘 점검하면서 가슴 깊히 참회하고 용서하고 감사하는 진정한 기도를 늘 하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약 한달간의 장기체류였지만 검은머리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내 부모님께 마음으로 참회하고 용서하고 감사하는 일이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지,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서야 겨우 할 수 있는 일인지 생각하니 부끄럽습니다.
부모님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자운님, 헤라님 그리고 수시 상담으로 늘 대기중인 마스터님들, 아침 산책 후, 그리고 저녁에도 때때로 맛있는 간식으로 수행자들을 격려해 주시는 안나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