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3월 대경휴가에서 혜라엄마와 함께 티타임 데이트 후기를 올립니다.
2016년 혈액암 4기 판정을 받고 5년간의 투병끝에 2021년 5월 7일이 저의 마지막 정기 검진일이 되었습니다.
긴 투병 시간동안 가슴으로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인간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 하고 싶은건 눈치보지 말고 기회되는대로 하자~!'
혜라엄마와 티타임 데이트는 언제가는 꼭 한번 하고 싶은던 저희 버킷리스트이기에 이번 영덕 티타임권을 과감하게 지르게 되었습니다.
티타임 전날까지도 버림받지는 않을까~? 혹시 미움받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근심걱정으로 밤을 꼴딱 세우고 영덕으로 출발~
마침 지역장님인 만휴님께서 영덕까지 태워주셔서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장농 면허에 운전포기자거든요~
혜라엄마와 처음 마주한 저의 아픔은 짐덩어리 아무 쓸모없는 딸인 '나' 였습니다.
4녀 1남 중 둘째로 태어난 저는 태어난 순간부터 가난한 집에 쓸모없이 태어난 일난성 쌍둥이 딸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생각지도 못한 딸 쌍둥이의 탄생을 부담스럽고 수치스럽게 여겼습니다. 특히 엄마는 그때부터 7년후 남동생이 태어날때 까지 아들을 낳지못한
죄인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없는 딸의 아픔이 컸기에 공부잘하는 딸, 좋은 곳에 취직해서 돈 잘버는 딸이 되고자 애쓰며 살았습니다.
늘상 무언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여겼기에 학창시절에는 공부하지 않고 조금만 쉬어도 죄책감이 올라왔고 직장생활 하는내내 일이 적고 여유있는 부서
에 가면 밥값 못하는 열등이 마음이 올라와서 정말 마음이 한순간도 쉬어보지 못했습니다.
그 아픔을 인정받고 혜라엄마의 위로의 말들을 들으니 끊임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는 표현이 실감나는 두시간 이었습니다.
쓸모없는 무능한 짐덩어리가 되는게 죽는거 보다 더 두려웠고 아팠습니다.
그 아픔들이 서서히 녹으면서 혜라엄마 앞에서 아픈 애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나의 영혼의 엄마는 모든것을 포용하고 이해하시는 인자한 모습이셨고 밤하늘의 별처럼 달처럼 항상 나를 그윽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열등한 내 존재의 아픔을 버리고 산 모든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고
그 모든 순간 영혼의 엄마는 아픈 눈으로 나를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어린 시절 꿈이 있었는데 누군가 나만 바라보고 영원히 나만 사랑해주고 모든걸 다해주는 신적인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불멸의 영원한 사랑을 갈구 했지만 현실에서 아무리 노력하고 애써도 그런 사랑이 내게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애쓰면 애쓸수록 가슴은 더 공허해졌고 삶은 더 두렵고 수치스러웠습니다.
두 시간의 데이트를 통해 영혼의 엄마를 깊게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젠 다시는 엄마를 잃어버리지 않을래요~
'엄마 찾아 삼만리'는 이제 그만하고 편안히 쉬면서 엄마의 품안에서 놀고 싶어요
두시간의 데이트 후 현실에서 그동안 느끼기 힘들어했던 지독한 죽음의 공포, 쓸모없는 여자의 아픔이 깊고 찐하게
다가오지만 영혼의 엄마 영체님이 계시기에 더이상 힘들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아프지만 매일매일 사랑으로 치유받습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신 혜라엄마~ 나의 영체님 그리고 영체마을 식구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