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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아 놀자 후기


마음깨우기 명상 [마스터 천도재] 학대당하고 죽임당한 여자의 아픈 마음

라일라 2020-10-28 20:36


저는 마스터 천도재에 돌아가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외증조할머니, 고모, 그리고 남존여비의 아픈 마음을 세웠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맞고 빼앗기고 학대당한 여자의 아픔이 올라왔습니다. 잘못해도, 잘해도, 그 어떤 이유에 불문하고 그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맞아야 하고 학대당해야 했습니다. 제게 찾아오신 조상님은 아들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편에게 맞아 죽은 여자였습니다. 어머니가 맞아 죽는 것을 보고도 아들들은 말리지 않았습니다. 여자가 맞아 죽는 건 당연했으니까요. 여자였으니까요. 그렇게 맞아죽은 어머니를 묻고도 아들들은 이상한 줄 몰랐습니다.

그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렇게 학대당한 여자 조상님이 제게 마음을 알아달라고 찾아왔습니다. 평생 그 마음으로 살았으면서도 그 마음을 무시하고 버리고 조롱했던 제가 아팠습니다. "너 여자지?" 하고 맞았을 때, 너무나도 울분이 치밀어 올라 괜찮은 척, 안 아픈 척, 되려 너를 죽여버리겠다고 고집을 부렸지만, 사실은 그렇게 맞는 게 너무 당연하다는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맞는 건 당연해. 여자라서 맞는 건 당연해. 실제로 저는 살면서 그냥 아무 이유도 없이 제가 저라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심하게 학대당하거나 맞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저를 괴롭히고 학대하고 수치 주려 하면 살기를 쓰며 화냈습니다. 그렇게 당하는 게 너무 당연하다는 저의 마음을 감추고 싶었으니까요. 당연하게 무시당하고 학대당하는 여자인 제가 너무 아팠으니까요.

그 여자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 여자 조상님이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아가야, 네가 여자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줘. 여자도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줘. 여자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줘."

가장 아팠던 건 그렇게 수치당하고 학대당한 약자 여자인 저를 너무도 보고 싶지 않아 저를 죽이고 싶어했던 아픔이었습니다. 어미 곰은 자식이 보는 앞에서 쓸개즙을 채취당한 후, 자식도 그 아픔을 겪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 자기 손으로 자식을 잔인하게 죽여버린다고 합니다. 저도 그 어미 곰처럼 약한 저의 모습을 잔인하게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당하면서, 아프면서 약하게 살 바에야 차라리 죽어버리라며 저를 학대하고 미워하고 죽이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스스로를 죽이고 싶어했던 아픈 저의 마음조차도 인정해주지 못했습니다.

매 순간 저를 죽이고 싶어했던 제가 보였습니다. 무시당할 때, 약할 때,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덜덜 떨 때,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제가 너무 아파 저를 죽이고 싶었습니다. 아무도 나를 때리지 않아도 저는 저를 때리고 있었습니다. 네가 한심해서, 멍청해서, 나약해서 그렇게 바보같이 당하기만 하는 거라고...

그 약한 여자의 아픔은 제가 짊어질 테니 아픔이 없는 곳으로 가시라고 조상님께 빌고 절을 올렸습니다. 저의 조상님은 천도되어 떠나가시며 제게 특이한 선물을 주셨습니다. 총 여러자루와 웨스턴 부츠 한켤레였습니다. 지금은 여자 마음에 합체가 되어 있지만, 여자 마음에서 벗어나 아프고 아름다운 이 거칠고 험난한 길을 걸어가라는 뜻인 것 같았습니다.

천도재가 끝나고, 의자에 앉아 천도무를 보는 혜라님을 보았습니다.
그저 묵묵히 세상의 아픔을 느끼고 계시던 혜라님,
혜라님은 이 세상 가장 약한 여자의 아픔을 아시기에 가장 강한 존재가 된 고요하고 멋진 영웅이었습니다.

학대당한 여자의 찢어지는 아픔을 누군가 먼저 느껴주었기에 느낄 용기가 났습니다. 
한 평생 이 마음을 알아줄 누군가를 찾아 헤매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혜라님이 저에게 그랬듯 저도 누군가에게 이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