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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모든 마음이 아픔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모든 마음이 사랑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마음아 놀자 후기


마음깨우기 명상 이제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스티치 2013-12-29 00:00

예전에는 아빠만 보면, 아빠가 뭐라고 말만 하면 뭐든지 다 따지고 괜히 심술부리고 짜증을 냈었어요. 오늘 부모님 차에 타니까 두 분의 대화 속에서 관념들이 막 쏟아져나오는게 느껴지면서 빨리 두 분도 자운선가를 접해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러려면 제가 먼저 아무말 없이 변화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7년 가까이 항상 답답했습니다. 중학생 땐 갑자기 뒤바뀐 환경에 긴장하고 쫄아서 정말 아무 말 안하고 조용히 살았습니다. 초등학생 땐 학원에 정말 즐거워서 가고,  부담되기는 커녕 학교보다 더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이사 오고서 로봇처럼 엄마들 말에 따라 학원에 다니는 애들 틈에서 저도 어느새 똑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땐 정말 왜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중간고사 기말고사, 방학 땐 풀 학원생활. 이번엔 평균 몇일까, 쟤보다 잘 봤으려나, 몇 등 할까, 등수 내려가면 담임이 나 어떻게 생각할까. 학교, 학원 선생님들, 엄마들 말은 항상 지금이 중요하대요. 지금 잘 해놔야 나중에 편하고, 나중에 너가 진짜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 수 있대요. 그 말 정말 지겨웠습니다. 대체 언제 그 때가 올까 계속 참으면서 살았습니다.

 

중3이 되자 또 이유없이 외고 준비반이 되었습니다. 제가 왜 외고에 가고 싶은지 생각도 안해봤는데, 그냥 학원시험 성적이 좋다고 외고반이 되었습니다. 부모님도 외고가면 좋지 뭐, 공부 잘하는 애들이 다 외고간다 이러시고. 저는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고, 공부 잘 하는 애들이 외고 준비 다들 한다는데 내가 안하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으로 그냥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한계에 도달했어요. 그때 영어듣기 하던 거 생각만 해도 토나와요. 마지막 1달 가량은 너무 힘들어서 이유없이 혼자 울고 내가 이걸 왜 하나, 근데 지금까지 했는데 안 할 수도 없고, 이러다가 시험을 봤습니다. 끝나고서 떨어졌다는 걸 그냥 알겠는데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 친구는 결국 붙긴 했는데 펑펑 울면서 망했다고 그랬거든요. 저는 아무 느낌이 없었습니다. 끝나서 좋았어요.

 

대학에도 붙었는데 역시 아무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런 느낌? 재수는 면했다는 생각 하나 뿐. 그때부터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습니다. 선생님들, 내가 맨날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왜 사는가 같은 생각 하면 잡생각이라고 그랬습니다. 대학 붙고 그런 생각 하라고 그랬어요. 지금은 다 잊어버리고 공부나 하라고. 진짜 잡생각이 뭔지 이제는 알죠. 대학교 1학년 생활은 상상과 반대로 우울하고 답답하고 외롭고, 이랬다 저랬다 갈등의 연속, 정말 미친 것 같았습니다. 수행하면서 그 동안 합리화를 너무 잘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런 관념들이 저를 얼마나 우울함으로 밀어넣었는지 느꼈어요. 저는 우울하고 고독하고 외로운 게 제 운명인 줄 알았어요. 하도 답답하고 우울한 게 지속되니까 그게 저인 줄 알았어요. 제가 다른 사람들과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른, 고독한 아웃사이더인줄 알았어요. 그래서 엄마하고도 말이 안 통하고, 아무하고도 말이 안 통한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도 어차피 내 마음, 내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 쟤들은 단순하고 난 생각이 너무 많은 인간이다, 이렇게 생각해서 대인관계도 안좋았습니다. 마음을 열지 않으니까 할 말도 없고, 또 열등의식과 두려움이 많아서 한 번 나서보려다가도 금방 포기하고 혼자가 되기를 선택했습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에 불만을 터뜨렸던 적이 많았습니다. 내가 만약 다른 나라에 태어났더라면 지금처럼 잘못된 교육에 치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계속 자기계발을 강조하는 사회에 살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다른 애들 탓, 엄마 탓 하다 안되니까 사회 탓을 했고 세상을 욕했습니다. 사는 게 재미없었어요. 지금은 대한민국에 태어난 게 너무 다행이고 감사하고 운명인 것 같아요. 그래서 자운선가도 만났고, 그 동안 제가 너무나 답답해서 해답을 찾아 헤매다 우울함에 빠져든 모든 시간들이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4박5일 도중에 의심이 들던 때도 많았습니다. 잘 하는 것 같다가도 갑자기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싶으면서 집중이 안되고, 그런데 그게 다 불안함 때문이었습니다. 두려움이 너무 많았어요. 믿음이 없었어요. 의심도 많고, 따지고, 그러는 게 잘난 것인 줄 알았던 거 같아요.

 

정말 지금까지의 제 모습이 진짜 한심하고 답답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제가, 그러니까 제 관념들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도 알았고요. 그런데 아직 두려움은 더 청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동물을 만져본 적도 없고 공포영화도 절대 안봤고, 무서운 얘기도 누가 하면 바로 나가버리고. 공부 왜 하는지 모르면서 혼자 괴로운 척하며 다 했어요. 안전하고 편한 미래를 말하시는 부모님에 화를 내면서도 결국 다 그대로 따랐던 거였네요. 바보같아요.

 

글쓰기를 시작하니까 제가 얼마나 답답했는지를 구구절절 썼네요. 계속 포기하지 않고 수행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생각해보면 단 한 번도 제 마음에 따라 무언가를 열심히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꼭 지금 이 마음을 유지하면서 열심히 하고 싶어요.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