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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모든 마음이 아픔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모든 마음이 사랑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행복 스테이 후기


행복학교 한달 체험기

조회 1,034

풍선 2013-04-29 11:50

지난 9월 초참이후 매일매일 자운선가를 그리워했었다.

꼭꼭 다시 가야지 하며 컴퓨터 배경화면도 자운선가 사진으로 바꿔 놓고

카페도 매일같이 드나들었다.

하지만 그 마음만큼 밖에서 수행을 제대로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기껏해야 연단정도..

그러니 당연히 관념에 밀릴 수 밖에 없었다.

행복학교를 들어오기 전, 관념에게 몇번 얻어 맞는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그 일도 너무 힘들었다.

힘들어서 곧 그냥 죽어버릴 것 같았다.

이게 관념인 줄은 알겠는데,, 분리가 되지 않았다.

관념이고 뭐고 그냥 무섭고 도망치고 싶었다.

그리고 결국 일을 그만두고 행복학교로 들어가기로 결심을 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도망친거였다.

행복학교에 들어가서 이 두려움이 마법처럼 '뿅'하고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힘들어야 한다는 게 너무 무섭고 싫었다.

그냥 수행해서 아무런 고통없이 편안하게만 살고 싶었다.

 

이렇게 나약해진 마음을 안고 도망치듯 들어온 행복학교..

그렇게 그리워했던 자운선가였는데..

며칠동안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마음 속에 가득한 두려움은 여전히 있었고

장기체류하고 계신 수행자분들이 그냥 무섭게만 느껴졌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외로웠기 때문이다.

혜라님과 처음 상담을 하는데 너무 무섭다고 울기도 했었다.

그렇게 두려움에 쩔어있던 나는

하루하루 옆의 수행자분들, 마스터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행복학교 생활에 적응을 해나갔다.

 

운동도 하고 명상도 하고 울고풀고..

아침 여섯시 부터 밤에 잠들기 전까지

하루에도 몇번이고 오락가락하는 내 마음을 바라보는 연습을 했다.

차츰 떠오르지 않던 기억들도 생각나고

느껴지지 않던 감정들도 느껴지고

'내가 이랬었구나' 하며 내 속에 있는지 없는지 몰랐던 관념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수행자분들이 어떻게 자기 마음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옆에서 보며 배울 수 있었다.

다들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다.

두려움과 수치심이 많아 나를 꽁꽁감추고 살아 온 나는

처음에 그 모습이 대단하게만 느껴졌고 '나도 할수 있을까?' 겁부터 났다.

하지만 나도 점점 마음을 열 수 있게 된 것 같다.

조금씩 나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 편해졌다.

'수행자분들은 관념으로 나를 판단하지 않을거야'하는 믿음이 생겨서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생각을 해 보았다.

만약에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마음공부를하고 관념에 대해서 안다면

누구를 미워하지도 판단하지도 않겠구나..

남에게 피해주는 일은 저절로 하지않게 되겠구나..

그런 세상이 온다면 정말로 행복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선 나부터 얼른 공부가 되어야 겠지..^^;;

 

그리고 한번은 명상을 하다가 너무 졸려 잠을 깰겸 밤에 운동을 나섰던 적이 있었다.

다른 수행자분들이 밤에도 걸어서 정상까지 운동을 갔다온다고 해서

나도 아무렇지도 않게 나섰는데..

가로등이 없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산길을 바라보는데 엄청난 두려움이 몰려들면서 발을 뗄수가 없었다.

'저길 어떻게 간다는 거야??' 이 생각만 들면서 그냥 되돌아왔다.

그러다 다른 날, 다시 한번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용기를 내서 반드시 해내고 말거야!' 이런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한발한번 걸으면서 '발이 떼어지내? 어 또 발이 떼어지내?' 이런식이었다.

그렇게 한발씩 걸어 정상까지 가는데 성공을 했고 다음부터는 두려움없이 밤에도 운동을 할수가 있었다.

그리고 든 생각이..

멀리서 볼 때는 앞이 캄캄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지만

일단 그 어둠속에 들어가면 바로 앞에 길이 보이는구나..

그 길을 따라가면 또 그 앞에 길이 보이는구나..

그리고 어둠속에 들어가버리면 생각만큼 무섭지 않구나..

하는 거였다.

내가 느끼는 두려움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무기력하고 힘든 걸 무서워했던 나에게

댐까지 달리기는 또 하나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5분 스피치에서도 말했었지만

나는 수행이 많이 되면 땀 한방울 안흘리고 거친 숨소리 한번 안내고 쌩쌩- 댐까지 갔다오게 되는 줄 알았고

그렇게 되고 싶었다.

힘들고 두려운 게 싫어 경험하고 싶지 않고 피하고만 싶었던 거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낑낑거리며 댐까지 운동을 가는데 다른 수행자분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다들 힘들게 힘들게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또 한번 깨졌다.

아,, 나만 힘든게 아니었구나..

다들 힘들지만 참고 견디고 이겨내는 거였구나..

그리고 수행이라는게 고통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구나..

고통을 이겨내는 힘을 기르는 거구나..

 

행복학교 들어와서 내가 바랐던것 처럼

두려움이 '뿅'하고 한순간에 사라진 건 아니었다.

하지만 믿음과 용기를 얻었다.

혜라님이 말씀하신 '고통도 사랑이다' 라는 말을

조금씩 받아들일 수 있는 가슴이 생겼다.

힘든게 싫고 고통이 무서웠던 나에게 용기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이

본래가 나에게 멋진 체험을 주거나 하진 않았지만

이런 것들을 느끼게 하면서 공부를 시켜준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두려움때문에 어딘가에 올인을 해 본적이 없다.

항상 '이게 안될수도 있으니까.. 저기에도 발을 담궈나야지..' 이런식이었다.

그러니 결과는 이도저도 아니었다.

수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음이 상황을 만든 것이라는 걸 배웠으면서도

'아 일단 이 상황부터 해결하고 마음을 비워야지'

이런 식이었다.

수행에만 올인했다가 현실을 놓쳐버릴까봐

수행에 한발 현실에 한발씩 담궈놓았던 것이다.

라사님과 마지막 상담을 하는 순간까지도 그랬었다.

그런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다.

수행에 올인할거다.

그래야 비로소 삶이 수행이 될 수 있으니까..!

사실 지금도 두려움이 올라온다

'내가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난 이건만은 확실하게 안다.

나는 죽는 순간까지 수행의 끈을 놓지 못할 거라는 걸..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길거라고 생각했던 한달이 지금은 너무나 짧게만 느껴진다.

다시 얼른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를해야겠다!

저에게 믿음과 용기를 심어준

자운님, 혜라님, 마스터님들, 행복학교 식구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