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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 2024-10-08 18:05
1년 9개월째 영체마을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지만 이번 돈깨명은 강렬했기도 했고, 도반님들에게 사랑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후기를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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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처음에 관리자가 되고 싶었다. 크게 책임지지 않고 그렇다고 노동자처럼 밥을 굶을 걱정도 없고 관리자의 안정성이 적당히 괜찮아 보였기 때문에.. !
그러나, 나의 잠재의식은 노동자를 선택했다.
노동자가 되니 약자 마음이 올라왔다.
같은 방을 쓰는 도반님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웅웅거리면서 들리고 밥을 못 먹을까봐 두려움이 올라 왔다.
밥을 못 먹을까봐 두려움에 청소를 열심히 했다. 밥을 굶을 판인데 청소를 시작하니, 그 걱정보다는 청소를 잘한다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고, 나만 봐 마음도 올라왔다.
점수를 받을 때도, ‘더 잘 하지 이것밖에 못했냐‘는 가해자 마음이 거칠게 올라왔다.
여기까지만 해도 인생의 축소판이었다. 항상 내 인생에서는 이 가해자가 불필요할 정도로 나를 몰아부쳤었다.
가까운 곳에 항상 대 자본가가 있어서
밥걱정은 안 해도 될 거 같은, 의존하는 마음도 느꼈다.
자본가들을 보며 ‘나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없다’라는 자격 없는 마음도 올라왔다.
아버지가 20만원대 신발을 선물 받고 ‘내가 이런 비싼 신발을 받을 자격이 있냐’ 하시던 기억이 떠올랐다.
드디어 계급을 바꿀 수 있는 이벤트.. 내가 뽑은 이벤트 쪽지는 애석하게도 ‘친구 따라 가서 필요도 없는 옥 장판을 사서 빚을 졌다’는 내용이었다. 빚을 졌으니까 또 노동자였다. 또, 노동자인거보다 이벤트 쪽지 내용에서 마음이 더 심하게 올라왔다.
사람을 믿었다가 배신당한 경험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매우 여러 번....
마음이 착잡해지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밥을 굶지 말고 되도록 구걸을 해보라는 스텝님들의 조언에 따라 구걸을 하는데,
이번에는 구걸하면서, 창녀 마음을 써보고 싶었다. 순순이 돈을 줄 줄 알았던 여자 도반님이 섹시댄스를 해보라는 갑작스런 요구...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았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평소에 표면의식으로는 절대로 하지 않을 섹시댄스를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추었다. 밥은 꼭 먹겠다며.
구경꾼 이었던 도반님 한 분이 ‘입술이 파래졌어’ 라는 멘트를 날려주었다.
‘주변의 호응이 있었으므로 밥값을 준다’며 자본가 도반님이 밥값을 주셨다.
밥값을 얻어낸 나는, 구걸에는 성공했지만 수치와 두려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내 무의식이 받은 충격은 어마어마했던 것 같다. 고상함을 버리고 수치라니..
요즘 올라오던 쌍년마음 에너지에 거부감으로 어제는 잠도 잘 못 잤건만, 뭐 나도 별 수 없지 않나. 인정해야 하나보다.
여기까지 정말 기진맥진, 올라오는 두려움을 몸으로 느끼며 식당으로 내려오는데
자본가 도반님 한 분이 거들먹거리며 구걸하는 여자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 와중에 쌍년 마음을 올리는 도반과 말다툼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이벤트 뽑기에서 ‘보이스 피싱을 당하여 더 많은 빚을 졌다’ 내용을 뽑았다.
믿을 수 없게도 내가 제일 빚이 많은 사람이 되었다.
열등이 마음이 오지게 올라왔다.
하지만, 그보다도 당장 빚을 갚을 걱정에 두려움이 올라왔다.
빚을 다 갚으려면 언덕달리기를 50번이나 해야하는 거였다 !!
도반님들과 소통을 하고 나서, 자본가 도반님이 달리려면 에너지가 필요할거라며 진한 커피를 사주셨다.
한 시간에 50번을 도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고 하며 다들 걱정했다.
나에게도 ‘내가 50번 미션을 완수하기는 불가능하다’ 며 믿지 못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운동에 소홀한지 수년인데 언덕달리기 50번이라니...
지난 마놀 때도 내가 꼴찌였는데...
그래도 최대한 빚은 갚아야 하니 최선을 다해 뛰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두려움을 마구 올라왔다. 40번 돌아야 하는 도반님 옆에서 언덕 달리기를 시작했다.
점점 숨이 가빠왔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카운트 해주시는 스텝님 얘기를 들었을 때도
‘남은 시간을 얘기하는 게 아닐 거야’하는 믿지 못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을 때 40번 돌아야 하는 도반님은 완료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얘기가 내 귀에 들려왔다.
그러나, 아무도 내가 시간 안에 다 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듯 했다.
그 때, 내 옆에서 암이 있으신 도반이 같이 뛰어주시며 파이팅을 외쳐 주셨다.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나면서 감사함이 올라왔다. 정신없이 뛰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나와 같이 뛰어주시는 도반님들이 여럿 계셨다.
자본가로 우쭐거리시던 도반님 한 분조차 같이 뛰어주시고 계셨다. 저 분이 왜 옆에서 돌아주고 계시지? 감동이 밀려왔다.
다들 이렇게 주시는데, 정작 나는 ‘못 믿는 마음’만 붙들고 있었나?
못 뛰어도 최선을 다해 빚을 갚아야겠다는 마음이 올라왔다.
조금 더 빨리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다섯 바퀴 남기고 타임아웃 되어도 된다.
하지만 다섯 바퀴 남기는 거보다 두 바퀴 남기는 것이 낫다.
두 바퀴 남기고 타임아웃 되어도 된다. 하지만, 두 바퀴보다는 한 바퀴 남기는 것이 낫다.
어쩜 내가 다 완수 할 수도 있다.‘
머릿속이 아주 복잡해졌다.
결과는.. 나는 한 시간 안에 간신이 50바퀴를 다 돌았다.
심장은 뛰고 서러움이 올라와서 눈물이 났다.
너무 서럽게 우니까 그만 분리하라며 도반님 한 분이 다독이셨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식당으로 내려와 보니...
다음 프로그램 제목이 ... 음ㅠ 이건 일종의 스포라서 여기에 쓰지 않기로 한다.
달리기를 하면서 내가 알아차린 마음은 엉뚱하게도 ‘ 믿는 마음, 믿지 못하는 마음’ 이었던 거 같다.
언덕달리기를 완수하고 나니 약자마음과 강자마음이 뭔지 알거 같고 약자마음이 조금 분리됨을 느꼈다.
몸도 한결 가볍고 아플 거라 생각했던 다리도 안 아팠다.
약자가 올리는 미움으로, 미움이 공명하던 도반들에게도 이해하는 마음과 품는 마음이 올라옴을 느끼게 되었다. 이게 강자구나. 미움은 약자가 올리는 거구나 !!
이번 언덕 달리기에서 도반님들을 통해 본래가 주는 사랑을 정말 많이 느낀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도 순간순간 사랑 속에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또, 알았다가 금방 잊어버리고 헤맸었던 것 같다.
치킨 파티 때 평소 이야기를 하지 않던 도반님들과 즐겁게 치킨도 먹고 구걸하던 얘기를 하다가 다들 몰려서 우르르 쌍년마음을 풀어보자며 참회방으로 갔다.
이런 종류의 쌍년 마음 에너지, 저런 종류의 쌍년 마음 에너지..를 경험하며, 쌍년 마음도 역시 마음일 뿐이구나 알아차리게 되었다.
지금까지 천도재, 혜라님 힐링 세션, 마음 세션, 사랑 세션에서 느꼈던 마음들이 이번 마깨명동안에 조금씩 분리되면서, 앞으로 ‘마음’이라고 인정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느꼈다.
그만큼 이번 마깨명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집약적으로 마음을 보았던 프로그램 이었던 것 같다.
과거 현실에서 일어났던 일들의 이유(마음이 날 어떻게 끌고 다니며 내 인생의 내용을 바꾸었는지), 내 자신의 모습에 대한 각성이 또 한 번 오면서, 이번에도 역시나 ! 한 발짝 앎에 다가간 듯 하다.
‘앞으로는 영체마을 수행이 광속으로 빨라질거야’ 라는 혜라님 말씀을 새겨본다.
다음에는 또 어떤 각성이 오고 우리는 어떻게 변해갈까 궁금해진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두려움이랑 열등이 마음, 약자마음. 생활 속에서 잘 알아차리고 분리해보자는 다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