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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라님, 궁금해요


자식밖에 모르는 부모님이 걱정이에요 - 봄까치꽃

2019-07-01 00:00

닉네임 '봄까치꽃'님이 이메일로 보낸 질문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유투브에서 늘 영상으로만 접하다가 한번쯤 누군가와 상담해보고 싶어 메일 보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본가와 조금 떨어진 타지에서 자취생활 중인 대학생입니다.

 

저는 위로 언니 두 명이 있어요. 집안 형편이 넉넉치 않지만, 가족밖에 모르는 저희 부모님 덕에 큰 부족함은 느끼지 않고, 오히려 사랑만 듬뿍 받으며 무사히 대학까지 진학했습니다.

 

제가 문제를 인식한 건 제가 따로 자취생활을 하면서부터예요. 언니들도 취업때문에 타지로 넘어가자 부모님이 많이 외로워하시는 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흔히 듣는 빈 둥지 증후군이겠거니 싶어 부모님께 매일 연락도 드리고, 주말마다 언니들과 왕복 두시간이 넘는 시간을 들여 본가로 찾아뵙는 등 나름 많이 노력했습니다. 한 사람이 일주일 내내 본가에 머무르기도 하구요.

 

 

하지만 일과 자식밖에 모르시던 부모님이 더욱 자식한테 의존하는 결과만 낳게 됐어요. 자식된 도리로 그게 싫은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평생, 매일매일 부모님 옆에서 애교쟁이 딸로 남아있을 수 없잖아요..

 

 

제가 학교에 다니며 타지에 있는 그 일주일간도 부모님은 자식들만 생각하며 끼니도 대충 챙기고,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세요.

 

방학동안 저희 자매가 본가에 있는 며칠 내내 하루라도 외출하거나 저녁 한끼라도 같이 먹지 않으면 눈에 띄게 실망하시고, 집에 있을 때에도 한 방에 같이 있지 않으면 속상해하고 대놓고 싫어하세요. 일주일중에 고작 하루라도 말이죠.

 

특히 부득이하게 혼자서 식사를 하시는 경우에는 너무 외로워하시면서 자매 모두에게 전화하고 나서야 식사를 하십니다. 정말 힘드실 땐 그냥 컵라면 하나나 아예 끼니를 거르시기도 해요.

 

같이 있을때 무언가를 함께 해보려고 해도 부모님 모두 체력이 못버틴다며(제 생각엔 체력보다 그냥 무기력해보이세요..) 아무것도 안 하시려고 합니다.

 

그저 저희로 인한 안정이 아닌 다른 방안으로 조금이라도 즐거우셨으면 해서 쉬운 보드게임을 권하거나 집에서 같이 영화를 보자고 권해도 귀찮아하세요. 그냥 저희만 옆에 있으면 된대요.

 

이대로 가다가 부모님이 더 무기력하고 우울해지실까 너무 걱정입니다. 분명 부모님께 무슨 문제가 있긴 한데, 이걸 어떻게 정의내려야할지, 그에 대한 방안을 세워야 할 지 모르겠어요.

 

부모님의 우울과 무기력증, 자식만을 향한 의존은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부모님이 행복해지실까요? 저는 부모님이 부모님 인생을 찾고 행복해지셨으면 해요.

 

 

마음깨우기 명상 미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