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체마을 new

REVIEW 모든 마음이 아픔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모든 마음이 사랑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영체 체험 후기


데이트후기

정지호 2020-12-10 11:59

데이트후기

데이트 직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바다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나'


12월 9일 아침 6시30분.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깻다.
여유롭게 모든 것들을 공들여 준비하고 싶었다.
면도를 하고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멧다.

9시. 미리가서 이벤트를 준비하기위해 일찍 집을 나섰다.
어제 몰래산 선물을 챙겨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10시. 해운대에 도착했다.
시간적여유가 있어 잠시 해변을 거닐었다. 갑자기 이 모든것이 감사하고 모든것이 아픔으로 느껴졌다.
장사하시는 할머니들, 담배피시는 할아버지들, 생선들조차 아팠다. 그리고 동시에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마음이 올라왔다.

11시. 드디어 혜라님을 만나기로한 시간이다.
준비해온 파랑장미를 등뒤에 감추고 혜라님을 기다렸다.

11시5분. 갑자기 초조해졌다. 왜이렇게 안 오시지...
버림받은 마음이 막 올라왔다. 10분전에 솔라님께서는 가고 있는 중이라고 하셨는데..

11시8분. 너무 너무 두려웠다. 이 아픔을 느끼기로 했다. 갑자기 차분해졌다.

11시10분. 드디어 그녀의 등장. 흰색원피스를 입은 천사 같았다. 나는 살며시 다기가 장미를 내밀었다. 그녀는 환하게 웃었다.

혜라님과의 데이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장소는 부산에서 가장 높은 엘시티 100층 엑스더라운지였습니다. 일부러 그녀를 위해 마련한 데이트인지라 머리를 비우고 흘러가는 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준비해온 선물을 혜라님께 드리고,
망고빙수와 카페라떼를 먹으면 신나게 얘기했습니다.
과거의 아팠던 얘기, 라방에서 했던 호랑이 얘기, 제가 스프레이를 구해드린 얘기, 장미보낸 얘기 등등
실컷 얘기를 하다보니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의강님이 었습니다. 벌써 2시간이 지난 것이었습니다.
혜라님도 저도 너무 신기하다며 서로를 쳐다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셀카를 찍고 손을 잡고 내려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혜라님의 말씀은
'너는 열등하지않아. 넌 내가 아는 모든 남자들 중에 가장 멋진 남자야.' 였습니다.♥

그렇게 내려오고 데이트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모든 것이 존재자체로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바다는 바다자체로 충분하고, 모래는 모래자체로 충분했습니다.
갈매기는 갈매기로서 아름답고, 비둘기는 비둘기자체로 아름다웠습니다.'

혜라님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선택한 티타임과 선물이지만,
제 인생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이런기회가 온다면 그때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누군가 당신 앞에 총을 들이댄다면, 가장 앞에설 사람은 바로 저입니다. 언제나 당신곁에서 당신의 방패가 될 수 있도록 수행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