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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모든 마음이 아픔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모든 마음이 사랑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마음아 놀자 후기


마음아 놀자 (282기 후기 ) 주관념인 그 아이를 만났습니다.

알로하 카프카 2018-02-20 15:57



수행 시작하는 날 밤.
더 이상 혼자는 못 보겠다 싶어
밤길 달려 수행 참가했습니다.

평생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살아왔는데
나는 가해자 였다고 울면서...
평생 이해받지 못했다는 마음이 살았는데
평생 이해받고 있었다는 마음이 나타나면서 빚진 마음 아파하면서 수행에 참가했습니다.

솔라마스터님의 상담을 받고
깨달음학교 은숙님의 도움으로 역할극을 하고
싯디님의 소울테라피를 받으며

이해받지 못한
여자라서 버려진
그래서 죽어버리고 싶은
너무나 아픈
그 아이를 만났습니다.

`독소` 를 뿜어내던 그 아이
그 독소를 사람들에게 평생 쏘아대며 살아온 아이

그 아이는
너무나 질기고 독합니다.
얼마나 이해받지 못한 마음이 컸으면
얼마나 사랑받지 못한 마음이 컸으면 ...

어떤 수를 써서 라도 사랑받고 싶고
어떤 수를 써서 라도 이해받고 싶었네요.

내가 나를 이해해주고
내가 나를 사랑해줬으면 모두 끝날 일을...
평생
외부를 향해
구구절절 시시콜콜 설명과 변명과 넋두리와 구걸을 하며 살았습니다.

나를 이해해주세요
나를 사랑해주세요
나를 버리지 말아요
나는 무서워요.....

그래서
내 곁의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얼마나 지겨웠을까요
확신에 차서 혼자 다 이해 하는 것처럼 구는 나를 바라보며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괴로웠을까요...
그래도 그들은 참고 나를 대해 왔었네요..

그 아이를 알게된 그 날 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그 아이가 한 말과 행위 표정과 말투 등을 느끼면서 지속적으로 오소소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

항상 시비분별하고 판단하고 똑똑하게 자기 논리 펼치며 말이 없는 척 하면서 말이 많던 그 아이.
존재가 수치스러운
나의 주 관념은 이 아이 입니다.
그래서 여태 어른이 되지 못했네요.

내가 괴로움을 겪은 모든 원인은 이 아이입니다.

사랑받지 못했다는 착각
이해받지 못했다는 망상
꼭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집착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억압
내가 이해한바가 맞다는 고집 , 아집
그리고 수없이 많고 많은 불편한 생각들을 불러오던 뿌리.

글로 쓰기엔 수없이 많은 그 관념 관념들의 뿌리에 이 아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를 향해 말합니다.

아이야
그렇게 생각해서 얼마나 힘들었니
그런데 그 생각들이 모두 오해였잖아
우리 그걸 이제 알았네...
엄마도
사람들도 그들 나름대로
얼마나 너를 잘 받아주고 있었니
참 착한 세상이었다니.. 깜짝 놀랍다 그자
이제 세상을 향해 사람들을 향해 변명하고 설명하고 하지 않아도 되어서 얼마나 편한지 ... 얼마나 쉬운지...
참 다행이야.

이러다가 죽어버렸으면
어쩔뻔했니...
계속 사람들에게 수치주고 상처주고 자기 주장만 하다가 죽어버렸을거잖아
이것보다 더 큰 일은 없을것 같아.

이제 네 손을 붙들고 갈거야
함께... 어디든 가보자
실수도 하고 의미 같은거 찾지 말고 그냥 대충대충살자
다만 즐겁게
다만 가볍게
그렇게.



이렇게 수행후기를 써놓습니다.
뭐라고 써야할지 몰라 이제서야 쓰는 후기이네요.
이 아이에게 예쁜 옷도 입혀 함께 남은 생을 향해 발 디뎌봅니다.
언제나 열려 있는 곳
언제나 받아 주는 곳.
언제나 꼭 맞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곳
자운선가가 세상에 있어서 제가 이렇게 길들여 질 수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덧)
이 아이 만난 기념으로 닉네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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