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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아 놀자 후기


마음깨우기 명상 282기 초참 후기입니다

조이(joy) 2018-02-11 13:30

우리 아빠는 내가 어릴때는 너무 멋진 남자였다. 키도 크고 호감형의 외모에 은행원.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다니는 은행의 임원이셨고, 내 기억의 아빠는 늘 미소짓는 얼굴이지만
그 미소를 나에게 보내지는 않으셨던 것 같다. 그런 시대였고, 더구나 술 좋아하고, 테니스 치고 하시느라
평일에는 늘 늦으셨고 주말이면 주로 잠과 TV. 아빠...라고 부르는 것 조차 서로 너무 어색한 사이였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빠는 증권회사를 다니시다 스트레스에 못이겨서인지 내가 초등학교 5학년때
암에 걸리셨고(그때만해도 암이 흔하지는 않아서 나는 아빠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던 것 같다)
항상 늦게 들어오시던 아빠는 직장을 쉬고 수술을 받고 항암하시면서 어느샌가 집에서 짜증과, 분노, 고성이 늘어갔고
완치 판정 후에는 하시던 일을 그만두시면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가 시작되었다.
원래 즐기시던 술은 중독 수준으로 늘어갔고, 잠시 외삼촌 밑에서 일하시면서 생긴 세상과 주변사람들에 대한
분노, 화를 집에서 소리지르고 술주정 하시는 것으로 풀어가셨다. 나는 무능하고 소리만지르는 아빠가 너무 미웠다. 
 
아들이 아니라는 미안함은 어릴때부터 항상 자리잡고 있었고
남자들보다 내가 못한게 뭔데. 라는 생각 역시 초등학교때부터 심했다.
아빠 사랑 많이 받은 부잣집 여자애들을 보면 너무 부러웠지만
나는 공부를 잘하니깐.... 성적으로 모든걸 다 가릴 수 있었다.
 
증권회사 다니실때 잠시 서울로 이사간 적이 있었는데, 압구정동으로 전학가자마자
반에서 1등을 했다고 그렇게 자랑을 하시던 아버지 모습이 이제 선명하게 떠오른다.
니네가 공부를 잘해서 너네 엄마아빠가 그렇게 힘들어도 잘 지내시는 거라고 하던 친척들.
부러워하던 주변사람들. 그 속에서 뿌듯해하던 내가 너무나 사랑했던 사랑받고 싶었던 엄마.
 
아빠가 집에 계시는 시간이 늘고, 세상에 대한 분노가 늘어가면서  집에서 탈출하고 싶었다.
더 높은 목표를 잡고,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집에서 탈출했지만 엄마에 대한 애착이 심했기에
너무 힘들었다. 나는 공부를 빌미로 엄마의 관심을 전적으로 받고 있었고, 기숙사에서는 항상 복통에 시달렸다.
 
그렇게 1년이 지난 후, 남자친구가 생겼다.
애착과 집착으로 뒤섞인 관계에서, 그 관계를 방해한 엄마마저 나는 미워했고, 아빠는 아무말도 못했다.
엄마 아빠가 원하는 걸 이제는 해주기 싫었다.
나는 어느샌가 피해자가 되어 아무것도 못하는 아기로 주변의 관심을 받으려 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학에 들어갔지만, 학과에는 관심이 없었고 남자들과의 관계는 너무나 어려웠으며
자격증시험, 고시 뭐든 내가 하려는 건 다 실패했다. 그렇게 무능하고 나약한 나를 만들어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 다시 고향으로 내려왔다. 가족이 있는 곳에서 지내고 싶었다.
다행히 내가 원하는 다른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고, 학비를 벌려고 나간 학원에서 남편을 만났다.
 
대학때부터 투자로 언론에까지 나왔었고, 당시에도 젊은 사업가로 주목받던 남편은 나에게 선망의 대상이었고,
아버지의 암투병때부터 생존이 위협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던 나에게 능력있는 보호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아이들을 무능함으로 절대 고생시키지 않을것 같았다.
 
그렇게 대학을 다니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았다. 
아기가 아이를 낳은 것이다.
 
경제적 문제로 인한 친정, 시댁과의 갈등에서 나는 항상 상처받은 아이를 사용했었다.
결국 이혼을 했고, 남편을 원망하며, 내가 버림받기 전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또 버리기 시작했다.
 
이혼과 아이들과의 헤어짐은 큰 상처였지만, 그것을 계기로 일을 하게 되었고
사회적 경제적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딸아이와도 결국 같이 살게 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힘이 들었고 외롭고 점점 독하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심지어 내가 가장 사랑하는 딸이 엄마는 무서운 사람이라고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게 궁지에 몰리고 있을때, 반 강제적으로 자운선가에 오게 되었다.
일찍 출발했음에도 계속 길을 헤매고, 두렵고 어두운 마음으로 도착했다.
 
자운님 혜라님 강의를 듣고 마스터님, 푸도님과 함께 하면서
나는 잘하고 있는걸까, 제대로 하는 걸까 생각했고, 빡빡한 일정보다
멍한 상태가, 나 자신을 돌아보고, 과거를 끄집어 내는 것들이 더 힘들었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마스터님, 푸도님과 얘기도 많이 나누고 풀어내고, 혜라님 강의를 듣고, 연단 명상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었고, 내 안의 사랑 미움 등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항상 분리불안, 유기불안에 힘들어 하던 나였는데, 나를 돌아보고 나랑 있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은
결국 내가 만들어낸 관념이며 내 오만과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돌아와서 1주일이 지난 지금, 그때의 즐거운 마음 환한 마음은 많이 무디어졌고
일상은 또 수많은 관념들을 재현시켜 주고 있다.
 
하루에 꼭 두번 하겠다는 연단은 하루 한번으로 줄어들었지만,
틈틈히 혜라님 자운님 강의영상을 보고, 어떤 관념들에 내가 사로잡혀있는지 돌아보면서
소중했던 4박 5일의 기억을 붙잡고 있다.
 
돌아오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사랑받고 싶었던 아빠가 어쩌면 기억을 잃어갈지도 모른다고 한다.
더 늦기전에 사랑하고 사랑받고 살면서, 내 본성을 찾아가고 싶다.
 
 
후기를 쓰면서도 또 치유가 되네요^^*
4박5일동안 도와주시고 함께 해주셨던 분들 너무 감사드리고요
사랑세션에도 꼭 참가하고 싶고, 앞으로 자주자주 들르도록 할게요.
지금은 방법이 없지만, 또 길이 열리겠죠. 
사랑한다고 말씀해주시던 혜라님 눈빛과 목소리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