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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모든 마음이 아픔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모든 마음이 사랑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마음아 놀자 후기


마음아 놀자 지역 도우미 워크샾 후기(경상도 어머니)

벽암 2017-04-05 00:00

나의 어머니는 경상도 사람이라 그런지

수치심이 많아서 그런지

남편에게 애교 부릴 줄도 못하고

자식들에게 사랑한다는 표현도 할 줄 모르고

합리적으로,논리적으로 생각할 줄도 모르고

교양도 없고

공감 소통도 할 줄 모르고,고집 불통에다가

그냥 밥만 먹고 살 수 있으면 그게 다인줄 알고

무식하게 일만 하신 분이셨다.

 

여자는 배울 필요가 없다는 어른들의 관습에

어머니 당신은 너무나 글을 배우고 싶었지만 가르쳐 주지 않았기에

어깨 너머로,곁눈질로 스스로 한글을 배우고 한문을 배우셨다고 한다.

그래서 제문도 짓고,이웃에게 사돈지라는 것도 써 주고,편지도 써 주셨다는 어머니!

뜀박질은 자신이 없는데 글공부는 자신이 있으셨다고 하신 어머니!

공부에 한이 맺혀서

그래서 자식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공부를 시키려고 했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나는 무식하다고 수치스러워하고 있었네요.

두려움이 너무 많다고 못마땅해하고 짜증스러워 했네요.

 

시집 올 때 혼수를 할려고 해도

읍내 가게에 물건이 없어서 못했다는,문고리까지 공출해가는 일제시대를 지나

6.25 전쟁통,난리통을 겪으면서 목숨 부지하면 다행이었고,

너무 두렵고 억울하고 원통해 미치지 않으면 다행이었던 시절을 지나

맨주먹으로 다시 시작하여 재건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했던 시절에

어머니의 무식함이 아니었으면 그 시절들을 통과해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저 단순 무식함으로 기도하셨던 어머니!

내가 학력고사 보기 전날 나의 머리맡에서 밤새워 기도하셨던 어머니!

내가 실수했을 때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의 허물을 대신 덮어쓰셨던 어머니!

 

그동안 제가 못나서 어머니의 사랑을 모르고 살아왔는데

이제 자운선가라는 곳에서 혜라라는 분을 만나

어머니에 대한 미움을 녹이고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에 참으로 고마운 분을 만났는데

어머니도 기쁘시죠?

그 분을 잘 믿고 따라 어머니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제 인생에 영혼의 엄마로 와주신 혜라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혜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