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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 2011-08-11 16:42
3주간의 짧지만 길었던 장기체류를 마치고 저는 참 얻은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장기체류 중에 가장 잊지 못할 것 같은 일은 제가 했던 공연입니다.
사실 처음에 아빠가 온다고 해서 공연을 준비했을 때는
한참 제 안에 아빠에 대한 분노가 많이 올라왔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아빠를 향해 한마디 하라는 신념님 말씀에도
그냥 아빠 사랑해요, 라고만 말하면 되지 하는 생각과 공연을 하기 싫은 생각도 많이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어설프게 공연준비를 마치고 계속 아빠에 대한 분노를 푸는데만 집중했습니다.
4박 5일 수행모임이 시작되고 아빠가 왔을 때 처음엔 아빠의 뒷모습만 봐도
계속 분노가 올라와서 미칠것만 같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살아온게 다 아빠탓인것만 같았고
제가 지금 이렇게 힘들게 관념을 풀고있는 것도 모두 아빠 때문인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헤라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만든 엄마, 내가 만든 아빠'라는 말이 계속 제 가슴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저의 삶을 다 엄마 아빠가 망쳐놓았다고 생각했고,
제가 이렇게 힘든게 다 엄마 아빠가 절 충분히 사랑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그 모든 일이 내가, 즉 내 관념이 만든일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안고 하우스에 가서 또 푸는데 갑자기 서러워지면서 막 눈물이 났습니다.
생각해보면 아빠는 저를 단 한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으셨습니다.
아빠야 말로 어린시절부터 제대로 사랑받은 적이 한번도 없는 삶을 살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저희가족에게 헌신하며 사랑을 주시려고 노력했고
거의 모든 주말을 항상 가족과 함께 보내셨습니다.
저와 동생에게 만큼은 가장 좋은 것을 사주려고 노력하셨고, 부족함 없이 살게 하려고 항상 힘쓰셨습니다.
단지 사랑받은 적이 없어서, 표현방법을 잘 몰라서 무뚝뚝한 말투로 말하고 행동했던 것 뿐인데..
사실 그 행동들이 다 사랑의 표현이었는데 저는 아빠가 다정하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던 것입니다.
하우스에서 그렇게 서럽게 울면서 참회하고 나니 아빠에 대한 분노가 정말 많이 풀려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공연하기 전에 아빠에게 무슨 말을 전해야 될지 고민하고 있는데
아빠가 저때문에 수행동안 하우스에 가지 못했단 얘기를 전해들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아빠에게 할말이 생각이 났고,
그래서 제가 하우스에서 아빠를 풀었던 얘기, 그리고 아빠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됬다는 얘기를 말했습니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면서 아빠의 눈을 쳐다보는데...
정말 살면서 그렇게 벅차오르고 감동했던 순간이 없던 것 같습니다.
제 노래를 듣던 아빠도 무대로 올라오고 같이 춤을추고 껴안았을 때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것같았고,
아빠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무대를 마쳤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아빠가 무대를 내려가시면서
아이처럼 울었다고 하시더군요.
그 말을 전해들었을 때, 전 바로 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 각오해. 내가 더 열심히 수행해서 맨날 감동에 몸서리치면서 펑펑울게 만들어줄테니까.'
이번 장기체류를 통해서 저는 큰 몸변화나 뭐 이런것들은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게되었고,
가슴으로 사는 삶이 자신과 타인에게 얼마나 큰 감동을 주는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마음이 변화가 다른 어떤 변화들보다 큰 변화 이겠지요.
이제 세상에 나와서 이틀째입니다. 사실 아직도 제가 수행을 멀리할까 두렵고,
세상에서 부딪힐일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열심히 수행하면서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두려워할일이 없을 거라고 믿습니다.
아, 또 이렇게 조금만 있다가 다시 장기체류로 들어갈테니까 걱정하지마세요^^
세상에 부딪혀보고, 장기 수행의 소중함을 느껴볼 작정이니까요.
그럼 그때까지 모두들 열심히 수행하시길 바라며,
대각 대각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