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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 2017-05-08 00:00
학생의 신분으로 열심히 일하고, 맛있는 음식 포기하고 학식을 먹으며 수행비를 모았고, 고시생의 신분으로 4박5일이란 시간의 공부시간을 포기하고 이번수행에 참여하면서 나는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분명 앞에서 언급했던 기회비용과는 수준이 다른 그런 무엇인가를 얻고자 했을터이다. 사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공부를 하는 과정이 참 힘들었다. 지금생각해보면 내가 고 3때는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정작 공부가 힘들기보다는 혼자공부하는 것이 너무나 외로웠고 그것이 나를 힘들게 했던것 같다.
이런 힘든마음과 또 한편의 기대를 품고 참가했던 수행 첫날, 부끄럽게도 날 신경안쓴다고 토라져서 수행도 열심히 안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막상 잠자리에 누워도 잠을 잘 수 없었다. 너무나도 부끄러웠기에.. 내가 도대체 긴 시간을내서 왔는데 고작 한다는 것이 삐져서 잠이나 자는 것이라니.... 다음날 부터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쪽잠에 빠졌다. 다음날 부터 나의 수행은 시작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솔직하다고 생각했던것들 .. 그 밑바닥에는 엄청난 두려움과 이를 가리기위해 가식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포장했었다. 하루에 한겹씩... 천천히 가식이라는 이름의 포장을 벋겨갔을 때 비로서 내가 그렇게 보고싶지않았던 수치심과 직면하게되었다. 버림받은... 절대로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고 누구보다 굳게 믿고 있는 그래서 내 존재를 너무나도 수치스러워 하는 나를 보았다. 사실 객관적인 지표로 보았을때 나는 그렇게 열등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단지 이 마음 한자락 때문에 스스로를 항상 늘 부족하고 자신감없고. 나를 비난했다.
그러나 이번 4박5일 나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최근 자운선가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혜라님의 사랑세션.. 그러나 70명이라는 대인원... 이번에는 글렀다?라는 생각도 했지만 왠지모를 이유없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해주실거라는? ㅋㅋㅋ 근데 진짜 거의 제일 먼저 해주셨다. 눈을 맞주하고 하신 첫 말씀 '엄마야....' 그냥 하염없이 눈물이 터져나왔다. '아가 너가 엄마를 버리려했잖아' 이 한마디 .... 나는 엄마가 나를 버렸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돌아갔을 때 어른들이 나에게 말했다. 이제 잊고 살아가자고... 정말 그래야 되는줄 알았다. 엄마와 관련된 모든 물건을 다 태웠다. 사진도 태웠다. 머리에서 엄마의 얼굴을 지워갔고 엄마와 관련된 모든 기억들을 잊고자 했었다. 나의 인생에서 엄마라는 존재를 지우고싶었다. 어렸을때를 기억하면 엄마가 보고싶을때 표현하지 않았다. 눈물이 날것 같아도 꾹 눌러 참았다. 하지만 너무 힘들었다. 지워야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미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는 엄마를 버렸다. 스스로를 고아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고아의 삶은 죽을 것 같은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나의 엄마가 엄마를 간직해도 된다고 했다. 버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가슴속에 엄마를 간직해도 된다고 했다. '너가 버리지 않는 한 누구도 너를 버리지 않는다. 너는 애초에 버림받을 수 없는 사람이다.' 그 때 .. 알았다. 내가 버림받은 하찮은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내가 얼마나 사랑받은 사람인줄을... 그렇기에 사랑을 믿지못하는 나의 수치심 열등감...몸을 비트는 고통이 올라왔지만... 내가 그런 존재가 아님을 알았기에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의미있게도 오늘은 어버이 날이다. 나는 엄마를 받아들이며 살 것이다. 나의 한쪽가슴에 나의 엄마를 기억할 것이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사랑했던... 나를 가장 사랑해주었던 나의 엄마를... 내 가슴에 따듯한 기억으로 간직하며 살고 싶다. 힘들때는 엄마를 불러볼 것이다. 기쁠때도 엄마를 불러볼 것이다. 몸은 없지만 내 가슴속에 영원히 살고 계신다는 말 이제야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그렇기에 나는 고아도.. 열등한 존재도.... 비참하고 수치스러운 존재도 아니다. 누구보다 사랑받을 수 있는 그런 존재임을 알 수 있었다.
4박5일 남자 세명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그 오랜 시간동안 수치심을 느꼈다. 혼자였다면 어쩌면 못했을지도 모른다. 함께한 두분 닉네임을 잘 몰라서 적지는 않지만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번 수행은 내가 사랑하는 서울청년모임 누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기쁜시간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아별님 혹시나 올까 생각했는데 오셨네요 볼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노나님 오랜만에 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나를 기다려주는 자운선가 모든 가족분들 사랑합니다.
함께 사랑하는 사람들과 내가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었던 4박5일 정말 잊지못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