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58기 마깨명 후기를 이제야 올리네요
이번 명상을 다녀온 후로 마음이 평안하고 안정되어서 생각없이 즐겨보았습니다
정말 편안했어요
사실 저는 태어나서부터 못생겼다는 말만 듣고 자랐습니다
그 어린 애기가 못생기면 얼마나 못생겼겠어요
그럼에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전부 저를 보며 못났다고 놀렸다고 합니다
유치원에 들어가서도 저보다 예쁘고 옷에서 좋은 향기가 나는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했고
남자아이들은 저만보면 못생겼다고 놀려댔습니다
삼남일녀중 셋째로 태어난 저는 어려서 공주님 옷을 너무나도 입고싶었지만 니가 공주가 아닌데 그런 옷을 입으면 어울릴 줄 아냐는 오빠들의 말에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했습니다
사실 저는 너무너무 예쁘고싶었고 예쁜 옷이 너무 갖고싶었는데 말이죠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저를 향한 외적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저는 늘 결핍을 느꼈고 어떻게해서든 그 결핍을 채우기위해 미친년마냥 유난을 떨고 관심을 받으려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성인이되어 성형을 했는데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지고 어느순간부터 학교에서 꽤나 유명해져있더라구요
사람들이 다 저를 예쁜 사람으로 기억하고
심지어 모델도 몇년간 했습니다
어딜가나 주목을 받으며 어렸을적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게되었으나
평생을 품어온 결핍이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칭찬을 하면 믿지를 않았고
집에 돌아가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욕했습니다
어차피 넌 가짜야 칼 좀 댔다고 인간이 변하는거 아니야 넌 태생이 못났어
라고요
남들이 예쁘다해서 시작한 모델일도 스스로의 혐오를 이기지 못해 결국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쳐다볼때마다 결국은 못생겼다고 수치줄까봐 두려워서 앞에 나서기도 힘들었고
당시 170에 48이던 제 몸이 너무 뚱뚱하고 징그러워 보여 거울조차 보기 싫어했습니다
그렇게 10년을 더 살아 지금이 되었네요
저는 단 한 번도 제 외모에 만족하거나 스스로를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명상때 그렇게 불쌍하고 비참하게 살아온 저를 마주했습니다
매일 아침부터 자기전까지 거울을 보며 여기가 어떻고 저기는 어떻고 평가하며 고칠 생각만하던 저를 마주했습니다
못생기고 못나고 열등하고 무능한 여자인 저를 죽이고싶은 가해자가 있더군요
저란 사람 자체가 통으로 가해자였습니다
너무 아팠습니다
가해 할수밖에 없어서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집안 대대로 여자는 사람취급을 받으면 안된다는 관념이 너무 강해 저 역시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벌레취급 하고있더라구요
저는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었습니다
제가 여자라고 누구에게 말하면 강간을 당할까봐 여자를 내보일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냥 숨어있어야했고 여자임을 숨겨야했고 그냥 버려야했습니다
수치당할까봐 무서워서 짐승인척하고 살아왔던 것 입니다
그래서
너무 아픈 저를 바라봤습니다
여자여도 괜찮다고
아프게해서 미안하다고 어쩔 수 없었다며 아픔을 느껴주었습니다
가슴속에 숨어살던 여자아이가 비로소 빠져나와 울부짖더라구요
이제 예뻐해줄거냐고 너무 무서웠다고 지켜달라고 마구 울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무언가 차오르는 느낌이 들더군요
가슴에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더니 잠잠해졌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후로 갑자기 도반님들께서 오셔서 예쁘다고 칭찬을 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계속해서 가는곳마다 칭찬을 들었네요
마깨명 마지막날 집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아버지가 용돈을 보내주시기도 했고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이 따라와 예쁘다고 칭찬을 하고 가기도했습니다
여자로서 너무나도 인정받고 싶었고 예쁨받고 싶었던 제가 이제야 인정을 해주니 드디어 사랑을 받나봅니다
마깨명을 다녀온지 이제 한 달 조금 넘었지만 칭찬을 듣는게 일상이 되어버렸고 저도 그 말을 의심하거나 스스로 부정하지 않게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누군가 다가오기만하면 품에 칼을 숨겨두고 경계했었는데 말이죠
그냥 칭찬 자체가 너무 아팠습니다
하고싶은 얘기를 다 하려면 며칠은 걸릴 것 같네요
매번 갈때마다 항상 크나큰 깨달음과 은혜를 입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저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보여주신 영체마을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도 꼭 여러분의 아픔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사랑 가득한 사람이 되어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