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체마을주메뉴
All menu
마이멜로디 2021-10-05 01:23
혜라님 안녕하세요, 4일동안 선계와 짐승계를 오간 신성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성의 해방 전시회 후기입니다. 두근두근 토요일 아침, 개인전시회장에 들어갔는데 상신님이 나는 사랑이다 리딩받고 계셨어요. 그런데 제 눈엔 ‘심미안’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앞에 서서 보고 있자니 눈물이 났어요.. 혜라님이 리딩해주시면서 그림도 운다고 할 때 너무 기뻤습니다. 제 안에 예술성이 있다는 걸 인정받아서 행복했어요. 심지어 혜라님이 가질 자격 준다고 만원도 주셔서 아 내가 이번에 가져갈려나 보다 착각했어요.
그리고 오후, 엄마가 엄마그림 살 때 더 이상 심미안 생각이 안 나면서 너무 행복했어요. 계약할 때 제가 개선장군처럼 들어가고, 제 어깨가 펴지고 목소리가 높아지고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일어나는데 몸이 너무 무겁고 왼쪽 허리가 너무 아프더라구요. 그리고 심미안에 대한 집착이 올라왔습니다. 나도 갖고 싶어! 못 가지니까 미움이 올라와서 도반인 유리언니에게 꽂혔습니다. 유리언니는 ‘볼테면봐라’를 너무 간절히 원하고 돈도 있는데, 무서워서 못 사겠다고 고민했어요. 산다, 안 산다 결정하기 위해 하는 고민이 아니라, ‘사고는 싶은데 난 못사’ 결론짓고 괴롭다고 하니까 너무 미웠어요. 난 돈이 없어서 사고 싶어도 못 사는데, 열쇠가 없어 함을 못 여는데, 그 앞에다 대고 언니는 ‘난 열쇠가 있는데 열 자신이 없어 무서워’ 하고 염장지르는 느낌이었어요. ‘저년의 목을 물어뜯을까?’ 그때부터 그림 가진 사람들 모가지를 물어뜯고 싶고, 짐승이 들썩들썩 저를 장악했어요.
그런데 이 물고 싶은 느낌이, 제가 평소에 언니를 보면 앙! 물고 싶은 느낌이었어요. 저는 애정결핍이라 애정을 갈구하는 마음으로 귀엽게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일생이 짐승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두려움 인정 하나도 못하고 미움 쓰는 짐승.. 오후에 아트페어에서 혜라님께 제 상태를 고백하고 나서야, 못 가진 아픔으로 조금 들어갈 수 있었어요. 그때 미미언니의 말이 제 마음으로 와 닿았어요. 눈에 보이는 심미안이 갖고 싶은게 아니라, 사실은 심미안이 상징하는 제 안의 예술성을 인정받고 갖고 싶은 것이고, 혜라님이 그림도 너에게 운다고 했을 때 이미 예술성을 영체님께 인정받은거라고. 그 말을 듣는데 눈물이 났어요. 전시회 오기 전에는 심미안이 나한테 안 울까봐 걱정했었는데...
심지어 제가 추석 마깨명 때 혜라님께 이렇게 말씀 드렸어요. 심미안이 나한테 안 울면 내가 현실에서 쳐 맞아서라도 내 그릇을 깨고 커져서 꼭 인정받고 싶습니다. 혜라님, 마음의 염력이 참 무서워요. 바로 그 주에 직장에서 뒤지게 쳐맞았어요. 막상 맞아보니까 저는 작은 미움에도 벌벌 떨고 미움, 두려움과 싸우느라 괴롭고 제 능력을 의심하고 스스로를 믿어주지 않는 아주 작은 그릇이었어요. 어쩌면 지금 심미안 가져가도 감당할 그릇이 안 돼서 영체님이 주지 않으시나봐요.
다음날 유리언니도 그림을 사고, 우리아빠도 그림을 샀습니다. 제 안의 뺏는 짐승이 내려갔는지 진심으로 기뻤어요. 아빠가 전시회에서 그림 슥 훑고 금방 나가자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혼자서도 그림 하나하나 꼼꼼히 다 보고 감상을 하더라구요. 제가 아빠의 아픈 마음이 뭔지 궁금해서 꼭 혜라님 리딩 받게 하고 싶었어요. 그걸 어필하니까 마지막날 아빠가 뭐가 마음에 와 닿는지 다시 본다고 했고, 비명과 황금 사막에 핀 마법의 꽃 리딩 받았어요.
엄마가 사주고 싶다고해도 아빠는 계속 됐다고 굿즈만 사자, 엄마 그림도 샀는데 살 돈이 어딨냐고 걱정했어요. 그래도 엄마가 계속 주고 싶으니 받아달라고 하니까, 사겠다고 말은 안 했지만 비명과 황금사막에 핀 마법의 꽃 중 뭘 살지 오랫동안 보면서 고민했어요ㅎㅎ 그리고 황금사막 샀습니다. 바깥에서도 신성의눈 포스터 앞에서 사진찍어준다고 하니까 아빠가 거절 안 하고 오히려 혜라님 로고 HR 가린다고 왼쪽에 서서 사진 찍었어요. 귀엽죠?ㅎㅎ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아빠 그림 사니까 심미안에 대한 제 집착이 완전히 내려가고, 편안해졌어요. 정말 든든하고, 혜라님이 리딩 때 그림은 무의식에 암시를 거는 거라고 설명하셨는데 우리 아빠 존재가 변할 걸 생각하니까 너무 기뻐요. 아빠는 집에서 듣기 답답할 정도로 계속 목소리 낮추라고 하세요. 최근에 이유를 물어보니까 열린 창문으로 남이 듣고 개인정보를 빼내서 괴한이 침입해오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아빠의 두려움이 그렇게 큰 줄 몰랐어요. 그 큰 두려움을 안고 사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 마음이 아팠어요. 그림을 통해 아빠가 편해질 걸 생각하니까 너무 좋아요. 정말 감사해요, 혜라님♥ 혜라님이 존재해주셔서, 제 곁에 있어주셔서 이 간장 종지가 세상이라는 망망대해에 발을 뻗을 수 있었어요. 저도 꼭 성장해서 혜라님 십만 용병 중에 한 명이 될게요!
p.s. 그거 짐승성이라고 혼날까봐 말 못했는데.. 영체마을 프로그램이나 마깨명 시간 중에 오징어 게임같이 짐승성 인정하고 확 쓰는 게임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오징어 게임처럼 사람 죽일 필요는 없지만, 단순한 게임이라도 내가 짐승이다! 하고 짐승성의 마음도 화끈하게 쓰고 싶어요. 세상에 짐승성이 필요할 때 제대로 써보고 싶습니다. 훈련시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