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체마을 new

REVIEW 모든 마음이 아픔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모든 마음이 사랑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영체 체험 후기


마음쇼 세션 후기

마이멜로디 2021-11-08 19:13

  안녕하세요, 혜라님. 똥싸배기 혜리에요.
이번 마음쇼 세션자로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세션 하고 엄마랑 언니가 참관해서 일타삼피였어요.
제가 첫 세션자로 불려서 마이크를 차는데 그 순간부터 이가 달달달 떨렸어요. 너무 무서웠는데, 그 와중에 혜라님이 제 사연 읽어주시면서 팩폭을 날려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혜라님이 감사함을 알고 일해야지 왜 못하냐고 하시는데 너무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세션을 받으면서 처음에 무릎꿇고 팔 돌릴 때 너무 힘들고 혜라님이 무서웠어요. 혜라님께서 왜 참냐고 절 혼내셨고, 그제서야 내가 지금 참고있는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걸 인지한 다음부터 혜라님께 맡길 수 있었습니다.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가 절로 나왔어요.
  저는 사실 제가 아무것도 못 하는 열등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요. 언제는 이런 적도 있었어요. 제가 앉을 의자를 사려고 노트북으로 알아보는데, 너무 언니방에 가고 싶은거에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언니 옆에 있고 싶었고, 언니도 이런 제 마음을 느꼈는지 혼자 하면 되지 왜 왔냐고 하더라구요. 사실 언니가 알아서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의자 사는 것도 버겁다고 느끼는 나를 인정하기 싫어서 모른척했어요. 작년 12월 행스를 할때도 현실에서 부딪히는게 무서워서 취업하기 싫은 제 마음을 봤어요. 그래도 행스 나와서 구직활동해서 저는 제가 조금 나아졌다고 착각했었나봐요. 회사에 가서 그렇게 괴로웠어요. 제 열등이를 보는게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혜라님이 세션중에 제가 다 할 수 있다고 잘난체 한다고 하셔서 놀랐어요. 나는 '내가 과연 뭘 할 수 있지?' 이런 열등이 마음으로 늘 사는데.. 세상에 정혜리 이름 석자 내밀 수 없어서 꼭 남들이 알만한 수식어를 붙여야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제가 왜 이럴까 고민하다가 어렸을 적 아빠와의 거래가 생각났어요. 중1이 된지 얼마 안 됐을때였어요. 아빠가 1년에 중간, 기말 총 4번의 시험에서 모두 전교 10등 안에 들면 25만원씩 100만원 준다고 한 적이 있었어요. 저는 돈 받아서 빅뱅 콘서트 갈 생각에 열심히 공부해서 100만원을 받았어요. 제가 전교10등안에 들었다고 말할 때 아빠가 흐뭇해하고 기뻐하던 표정이 잊히지가 않아요. 제가 공부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공부에 집착하고 잘난척하면서 열등이 인정 안했나봐요.
  아이러니하게도 공부로만 인정받을 수 있었던 제가, 대학교 가서는 공부에 학을 뗐어요. 더 이상 공부는 하기 싫더라구요. 고등학생 내내 100점 맞아야 한다고, 한 문제라도 틀리면 스스로를 쥐잡듯이 잡고 학대하며 살아서 그런지 공부에 지쳤어요. 제가 가해자로만 살고 약자, 열등이 마음을 한번도 인정 안해서 인생이 이렇게 괴로웠나봅니다. 인생에 어떤 순간이 와도 고등학생 때 그 마음으로 되돌아갔어요. '완벽하게 잘해야해, 못하는 건 용납할 수 없어!' 이번 회사에서도 영체님께 못 맡기고 약자의 아픔 안 느껴서 지쳤고, 퇴사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혜라님 앞에 가니까 열등이를 넘어서 똥싸배기라고 인정할 수 있었어요. 신기하게도 인정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너무 편해요. 이걸 인정하면 죽을까봐 그렇게 고집부렸는데, 나 똥싸배기다! 외치는게 드디어 인정이 돼요. 수치는 올라오지만요ㅜㅠ 너무 감사해요 혜라님..
  살면서 처음으로 인정한 것 같아요. 약자를 인정하면 이렇게 편해질 것을 그동안 너무 고통받았어요. 
  마음쇼 끝난 날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울화가 올라오고 가슴이 너무 답답했어요. 다음날 일어났을 땐 온몸이 근육통으로 아팠어요. 그동안 참아온 살기가 나가나 싶었어요.
  그리고 제 마음속의 버티는 힘이 간장종지도 못되는 병뚜껑만하다는 걸 인정하니까 오히려 현실도 받아들이기 수월했어요. 엄마가 많이 울었어요. 제가 혜라님 앞에 설 때 완전 얼어붙었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억장이 무너졌대요. 엄마는 새엄마 밑에서 자라서, 엄마사랑 못 받고 자란 한이 너무 커서 내 새끼들은 다 해줘야지라는 마음으로 뼈를 갈아서 헌신했는데, 그토록 물려주기 싫었던 얼어붙은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어서 마음이 너무 아팠대요. 예전 같았으면 엄마가 이렇게 울때 저도 너무 괴로웠는데, 이제는 그 모습을 보고도 아프지만 덤덤했어요. 오히려 위로할 수 있었어요. '마음에 대해서 알고 키운것도 아니고 모르고 키웠는데, 내가 어렸을때부터 가출한 것도 아니고 도박한 것도 아니고, 엄마는 최선을 다했어! 남은 건 내 몫이야. 25살에 알았으니 다행이지. 앞으로 남은 인생은 내 마음의 힘 키우면서 살거야'라고 말했어요.
  엄마도, 금방 회복하더라구요~ "가장 사랑한 것을 버려야 하는 아픔" 그림이 그림보단 제목이 너무 맘에 들었었는데, 산 이유가 있다고, 앞으로 저랑 언니에게서 독립해야겠다고 하셨어요. 마음에서 집착을 내려놓겠다고 엄마가 독립선언을 했어요ㅎㅎ 
  그리곤 엄마랑 아빠가 갑자기 구박을 해요ㅜㅠ 병따개가 없어서 와인오프너로 따느라 제가 한 번에 병뚜껑을 못 따고 좀 버벅거렸는데 사방에서 구박이 날라오더라구요. 혜라엄마가 자식 잘못키웠다고 하는 말에 각성했나봐요. 저도 '이건 쌍방과실이야! 엄마아빠도 나 보고 답답하겠지만 나도 답답해! 날 이렇게 키운건 엄마아빠 과실도 있어!' 라고 했어요. 예전같았으면 엄청 울고 자공살에 빠졌을텐데, 지금은 그렇게까지 울진 않게 됐어요.
  불과 얼마 전까지 엄마는 제가 아직도 포대기에 싸인 아기같다고 했었어요. 저도 뒤돌아 생각해보니, 늘 의존하며 살았어요. 성인이 되고 나서 엄마가 날 너무 애처럼 대해서 내가 강하지 않다고 원망을 한 적이 있지만, 금새 잊고 살던대로 살았어요. 고백하기 부끄럽지만, 그 온실속의 안락함을 택한 것도 접니다. 그래서 이제는 야생으로 나가려구요.
  혜라님이 행스 들어와서 절 하라고 하셨는데, 월급 받으면 제가 번 돈으로 행스비 내고 들어갈게요. 절수행 너무 필수에요. 예전같았으면 야생이 너무 무서워서 못 나갔을 텐데, 지금은 영체마을이 있으니까 용기가 나요. 느리더라도 기저귀 벗을게요. 똥싸배기 탈출하고 어른이 되겠습니다. 너무 무서워요!ㅜㅠ 그래도 병뚜껑 탈출할래요. 정말 감사하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혜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