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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모든 마음이 아픔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모든 마음이 사랑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마음아 놀자 후기


마음깨우기 명상 289기 9참 후기

풀향기 2018-05-23 03:44

본래가 공부하게 하고 있음을 느낀 9번째 참가였다.
282기에 내 관념이 얼마나 심각한지 느끼고 바로 283기를 참가한 후 3달만의 수행이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땐 관념의 문제가 내 개인이나 남편과의 문제로 국한되어 있어서 크게 보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크니까 이게 곧 아이들의 문제로까지 이어져 마음의 괴로움이 컸다. 게다가 몸치유는 신경을 쓰면서 마음보기는 잘 하지 않으니 안구건조증, 원헝탈모, 무릎 안쪽에 물이 차고, 등과 허리에 숨 쉴 수 없을만큼 담이 걸리고.. 몸이 아파 생활하기가 힘들었다.

첫 날 오자마자 긴장, 불안, 존재의 수치심, 들키고 싶지 않은 두려움 등 온갖 마음들이 느껴져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아는 분들이 기쁘게 맞이해주셔서 그런 마음들이 내려갔다.
이 번 기수의 주된 관념은 수치심!
내게 딱 맞는 관념이었는데 보기 싫은 놈이 마스터님께 다른 거 푼다고 고집이 올라왔다. 투정 좀 부리고 화이팅을 다짐했다. 하지만 잘 안 느껴졌다. 테라피를 받고나서부터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자라서 사랑 못 받는다고, 난 늘 버림 받는다고, 노력해도, 아무리 애써도, 뭘 해도 난 안된다고, 흔하디 흔한 내 이름 석자마저 수치스러워 죽겠다고 이런 나는 차라리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고.. 나 자신을 부정하는 수치스런 나를 불쌍하고 초라한 나를 보았다. 그 아이를 막상 없애려니 없애버리지 못 하는 내가 있었다.
난 늘 인정받기 워해서 직장에서 열심히, 미친듯이, 야근을 밥 먹듯하며 그것도 모자라 집에까지 일을 들고 오는 적도 많았다. 집에서도 인정받기 워해 집안 일을 하고.. 그러다가도 어느 때엔 무기력에 빠져 꼼짝을 않고 누워만 있었다. 우리 딸과 아들은 그 중에 버려졌다. 남편도..

여자로 사랑받고 싶으면서도 여자인 내가 너무 싫고 우리 딸이 여자가 되어 가는 모습조차 보기를 거부하고 딸을 여자로 인정하기 싫어 딸에게 수치주고 있는 수치스런 나..
남편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무시당하는게 당연하다고 여기며 겉으론 고상한 척 가식 떨고 솔직한 소통을 거부하며 마음으로 무시하며 남편을 수치주고 있는 수치스런 나..
내 자식들은 내 부모처럼 키우지 않겠다고 부모님을 수치주고, 내 자식 아플 땐 전전긍긍 밤새 간호해 주면서 부모님 아픔에는 귀찮아하고 관념때문이라고 시비분별해주는 못되먹은 나..
우리 아이들에겐 공부해라, 책 좀 읽어라, tv 그만봐라, 핸드폰 내놔라.. 갑질

혜라님이 말씀하셨다. 진짜 수치는 상대방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 미움이 수치라고..
난 남의 마음도 내 마음도 알아주는 척하며 진짜로는 알아주지 않았다.
나만 사랑받겠다고 질투하고, 괜히 미워하고, 그 마음 들킬까봐 가식으로 잘해주고..

남편의 마음을 느껴 보았다. 남편도 수긍할만큼 내 생각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겼기에 남편의 마음도 내게 엄청 미안한 마음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의 마음을 느껴 보니 경악을 금치 못 할 정도로 나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대박이었다. 오랜 세월 무시당한 비참함이 있었다. 그런 자기 마음을 보는 것이 남편 자신도 두려울만큼의 비참함과 미움. 나랑 있으면 자신은 언제나 무시당하니 같이 있기도 싫고 어디 같이 가기도 싫다. 나때문에 애들도 똑같이 자신을 무시하니 아이들이 마냥 좋을리도 없고.. 그런 남편에게 매일 술먹고 들어온다고, 어디 같이 놀러 안 다닌다고, 다른 애들에게 더 잘해주다고.. 더 무시하며.. 합리화.. 사람 위에 사람없고 사람 아래 사람없이 모두가 평등한데.. 남편도 신인데..
수치를 느끼니 참회가 많이 올라왔다.

노력하고 힘들게 애쓰지 않아도 사랑받고 싶다고 외쳤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한 게 바로 나였다는 걸 알았다. 내가 나를 사랑하면 되는 것을.. 모든 것은 관념. 느껴주고 그것이 나가 아님을 분리하면 되는 것을..

282, 283기 때는 선배 도반분들과 같은 방도 쓰고, 함께 풀었다. 공감소통 시간에도 공부 많이 된 분들이 내 상태의 심각함을 알려 주고 도와 주며 공부 열심히 하라는 자극제가 되었다.

이번 에는 입문한지 얼마 안된 도반님들과 같은 방을 쓰며 선배도반이 되다보니 늘 제자리 공부에 머물러 있다고 여긴 공부가 성장해있음을 보여주었다.
어제 수행 끝나고 만남 노래 후 서로 안아주기하는데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던 내가 이제 도반님들께 사랑을 줄 수도 있구나하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쓴 수행후기에 주방팀에 대한 감사 표현을 한 번도 못 했다. 늘 수행갔다오면 몸무게가 빠졌다. 안 먹어도 배가 안 고프고, 먹는 게 귀찮고, 맛도 안 느껴졌다. 간식도 안 먹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밥과 간식 먹을 생각으로 수행을 했다. 밥과 간식이 정말 맛있었고 배도 금밤금방 고팠다. 주방에서 수행 뒷바라지 해주신 도우미님들께 아주 많이 고맙고 감사하다. 밥과 간식의 기쁨과 힘으로 수행을 잘 할 수 있었다.

연화님께서 수행터에선 잘 하는데 현실에서도 열등한 나를 드러내는 것을두려워 말고 액션하라고 하셨다. 집에 돌아와서 아빠, 엄마께 전화드려 존경한다고 사랑한다고 앞으로 효도 많이 할테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고 마음내어 말씀드렸다. 이혼의 아픔을 안고도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주신 훌륭하신 부모님.. 내 말에 아빠, 엄마의 목소리도 젖어 있었다. 남편에게도 따뜻하게 안아주며 가식없이 당신없이 못 산다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남편도 사랑한다며 별 말은 없었지만 내가 뭘 미안해하는지 내 마음을 다 느끼는 것 같았다.. 소통을 두려워 말고 계속 액션할 것을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자운님, 혜라님, 마스터님들 그리고 도우미님들 감사합니다.
열심히 닦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