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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아 놀자 후기


마음깨우기 명상 284기 초참자_참가 전후 이야기

목화 2018-03-11 00:22

 
 

<참가 전>

 

제가 스물아홉일 때 돌아가신 엄마를 원망하고, 미워하고, 때로는 내가 미안하다고 빌어도 보고, 나는 비빌 언덕도 없는 팔자 사나운 년이다 라고 자책을 하고,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 주고, 나로 인해 순수하게 기뻐해 줄 사람 하나 없는 이 세상 힘들어 죽겠는데 더 살아야 하는 이유를 당최 알 수 없어 하고, '친구들은 다 있는 엄마, 심지어 저 육십 난 아줌마도 엄마가 있는데 나만 없어'라면서 엄마 없는 열등감 등을 꽁꽁 싸매지고 마흔여섯 지금까지 어두운 저 밑으로 차근차근 내려 갔습니다. 그 동안 노력한답시고, 휴직, 심리상담, 템플스테이, 직장 때려 치고 2년 생각없이 살아보기, 교회, 성당 가서 귀도 막 기울여 봤는데, 그 때 뿐. 다시 '엄마 있는 사람들이 되게 부럽고 미운, 우울한 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세상 속에서는 '나이 든 마흔여섯의 루저'를 봤습니다. 그 루저를 들킬까봐 매일 불안하고 두려웠습니다. '부모 없이 혼자 사는 루저!' 오~~ 최악입니다. 잠 잘 때는 내일이 오는 불안감에 벌렁거리는 가슴을 다독거리며 잠을 자야 했습니다. 그 동안 어떤 고통이나 생각에도 방해 받지 않던 나의 잠마저 최근에는 이렇게 방해 받기 시작했습니다, 환장할 노릇이죠. 출근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고주망태가 되지는 못 하지만 알콜의 알딸딸함을 더욱 즐기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혼자 맥주 마시며 히죽거리고 우는 것이 점점 잦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이면 아주 멀쩡한(?) 사람이 되어 출근을 해야 했습니다.

일 년 쯤 전부터 '관념, 수치' 등의 낯선 용어를 ㅅ님이 종종 언급을 하셨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그런 모습이 싫다라고 하면, 그건 너의 모습이지!라시며 전혀 맥락 없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만날 때마다 ㅅ님의 말씀에 적응이 조금씩 되긴 했지만 내 세계의 용어나 개념은 아니었습니다. 상태가 점점 악화되어가고 그 악화의 낯섦에 스스로 놀라고 무서워 하는 저에게 ㅅ님이 지리산(자운선가) 다녀 오라고 넌지시 & 강하게(카톡 내용을 차용하자면 '자네 상태가 시체직전야') 의견을 제시를 해주셨습니다. 성격 급한 우리 사람 바로 예약, 결재했습니다. 프로그램 참가 전 2주간, 위약과 코감기, 몸살감기약을 달고 살았습니다.

 

<2월28일-3월4일 수행프로그램 참가>

자운선가에서는 ㅅ님의 뜻 모를 단어들이 폭포처럼 쏴아아(써라운드로).

4박 5일 수행프로그램은 생전 처음 보는 것들로 가득했습니다. 익숙한 것이라고는 다같이 박수 치면서 노래하는 정도입니다. 사실 이것 또한 생전 처음 하는 행위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디 수행 간다고 하면 경건한 마음으로 두 손 모으고 조신하게, 큰 소음 없이 지내는 것이 상식인데, 어디서 노래 부르고, 박수를 칩니까? 생전 처음 경험 맞습니다.

4박 5일 동안 나조차도 인식하기 싫어서 마음 젤 깊은 곳에 묻어 버리고 꺼낸 적이 없던 많은 것들을 생전 처음 나 아닌 타인에게 줄줄 꺼냈습니다. 처.음.으.로. 나의 치부를 그렇게 내놓으면 나는 죽을 수 있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안 죽습디다. 밥만 잘 먹습디다. - 사실 식탐과 식욕이 대단한 사람인데 4박 5일 동안 식욕이 없는 편이었고 - 물론, 제공되는 식사는 최고였습니다. - 커피를 안 마셔도 살 수 있었습니다. 희한하게 원각홀만 가면 속이 메슥거리고 머리가 아파 식욕이 더 떨어진 듯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새벽 6시 반부터 12시까지 빽빽하고 체계적으로 잘 짜여진 수행프로그램은 또 처음입니다. 다른 생각할 틈 없이 쭉쭉 밀어 붙입니다. 각 프로그램들이 서로 완급조절이 잘 되어 보입니다. 강한 프로그램을 하고 나면, 먹을 것을 주시고, 강한 프로그램을 하고 나면 노래를 부르며 박수를 칩니다, 즐겁게. 하루의 마무리는 원각홀이었습니다. 눈물 콧물 에너지 모두 원각홀 10번 방(제가 늘 들어가던 방)벽에 발라 버리고 나왔습니다.

참, 생전 처음은 아니나 20년 만에 한 일이 있습니다. 겁이 무지하게 많은 독거녀로서 공포영화와 무서운 이야기 등은 절대 금지로 살았습니다. 공포영화를 봐야 했습니다. 공포영화를 보도록 만들어 주신 한나님(마스터님)과 의강님(푸도님) 완전 미워했지요. 온 몸이 긴장한 채로 20분간 영화를 본 후, 그 별채(비디오방)에서 원각홀까지 가는 동안 두 명의 인간에게 소스라치게 놀랐고, 이후의 공포영화의 후유증이 더 무서워서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어찌 극복할꼬. 원각홀에서 해결되었습니다. 푸도님 도움이 전부였지요. 공포영화는 무섭고 그 후유증은 더 무서운데 이제 집에 돌아가서 어찌 사냐?는 저에게 푸도님 한 말씀, "사십대 후반이 이렇게 겁이 많은 건 비정상이다". 칫, 저 사십대 중반입니다~^^. 푸도님의 훌륭한 안내 덕에 후유증 전혀 없이 현재 공포영화 맨날 아침마다 보면서 눈물 콧물 짜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4박 5일 지내면서, 대단한 정성을 들이셨구나 라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이 없이는 절대 이럴 수 없습니다. 혜라님, 마스터님들 모두 말씀이 빠른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더더더 많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요. 진짜 진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참가 후>

 

일요일 상경 이후, 어설프지만 혼자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2시간 일찍 일어나서 무서운 영화보고 풀기. 퇴근 이후 요가, 연단합니다. 제대로 잘 안 되거나 궁금한 것들은 ㅅ님(4박5일 프로그램 이후 생명의 은인이라 부르고 있습니다)에게 여쭈면 바로 해결됩니다.

프로그램 참가 전에 그리고 프로그램에 참석했을 때도 혜라님이 조금은 멀리 계셨습니다. 낯가리고 마음 쉽게 못 여는 저에게는 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돌아온 직후 혜라TV 본 이후 혜라님이 내 맘 안으로 훅 들어왔고, 화요일 언제 오나~ 하고 날짜를 셉니다. 이런 변화 참 신기합니다.

'프로그램 이후 완벽히 행복이 나에게로 왔어요'

라는 것은 당연히 거짓입니다. 하지만, 밝은 것들이 맘 속에 가득 들어 앉아있음을 느낍니다. '나는 루저, 수백만개의 우울할 이유, 바닥으로 가라앉음, 무기력, 불안' 등이 사라졌습니다. 신기하게도. 참! 참가 전에 왼쪽 무릎이 아픈 듯 하여 파스를 붙이기도 하였었습니다. 두려움이 무릎에 쌓인다고 하시던데 두려움 청산 덕택일까요? 무릎이 안 아픕니다. 오, 신기합니다.

 

그리고, 내 안에 있는 우리 엄마가 달라졌습니다. 제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 하겠는데, 기분 좋게 꽉 찬 무언가가 생겼습니다. 엄마 돌아가신 이후 엄마에 대한 이런 마음은 처음입니다. 완전 신기합니다.^^

 

감사한 마음에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을 얘기하고 싶었나 봅니다. 글이 너무나 길어졌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바로 적으면 올리다가 날라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여 일단 워드로 적고 복사할 생각인데, 이 글이 다 올라갈란가말란가....

 

4박 5일 동안 함께 해 주시면서 사랑 나눠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다시 뵙기 전까지 개인 수행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