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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아 놀자 후기


마음깨우기 명상 281기 초참후기 : 생각이 아닌 마음으로 사랑합니다!

Sean 2018-01-29 01:26

처음 자운선가를 알게 된 건 그 곳에서 4년간 수행을 하셨던 이모를 통해서였다.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명절 때마다 뵈었던 이모를 4년 만에 다시 뵈었을 때 예전보다 훨씬 생기 넘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때부터 자운선가에 대한 내 마음은 긍정적이었지만 수험생 신분이었던 탓에 그저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에 그치고 말았다. 자운선가에 진심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길었던 내 수험생활이 끝나고 내가 갈 대학이 결정된 후였다. 시험이 끝나서 행복하다는 기분도 잠시, 마음 속에 자꾸만 빈 공간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내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공부 시간이 사라지니 그 시간을 친구들과 노는 시간, 나 혼자 보내는 시간으로 채워갔고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하기보다는 우울하고 슬퍼하는 내 자신과 마주했다. 행복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내 삶의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게 되었고 우울은 점점 더 나를 잠식하고 있었다. 그러다 내 마음 속에 있던 작은 희망이 자운선가를 떠올렸고 281기에 초참자로서 참여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다른 도반 분들과 달리 하루 먼저 자운선가에 들어가게 된 난 이모가 평소에 운동하시는 댐에 이모와 함께 다녀왔다. 몇 년동안 하루에 몇 시간을 스스로 운동하셨던 이모는 고작 몇 걸음에 헥헥대던 나랑은 수준이 다르다는 걸 알았고 '그래도 내가 남잔데'라는 생각에 괜히 무리해서 달리다보니 체력이 바닥난 게 느껴졌다. 그 상태로 첫 일정이었던 자운님의 강의를 들으니 부족한 체력과 정신력 탓에 그만 졸고 말았다. 수행 원리를 가르쳐주신 자운님께 너무 죄송했고 나 자신에게도 실망이 컸던 시간이었다. 다음 프로그램인 죽음 명상 시간에는 내 안에 자리한 불신이 나를 방해하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리 상상하려고 노력해 봐도 내가 바로 그 시간에 거기서 죽지 않는다는 믿음이 너무 강해 자꾸 죽은 내 자신보다는 죽었을 때 내 앞에 서 있을 사람들이 떠올랐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 전부를 함께 해 온 부모님과 동생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슬퍼 울었지만 나 스스로를 끝내 죽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채 수행을 마칠 수 밖에 없었다.

 

죽음 명상 후에는 처음으로 나를 맡아주신 마스터, 연화 님을 뵐 수 있었다. 어쩐지 연화 님께는 뭐든지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아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과정과 그 속에서 느꼈던 무수한 감정들을 그냥 솔직하게 말씀드릴 수 있었다. 그리고 연화 님께선 내가 상상해보지도 못한 데서 내 삶을 힘들게 만든 원인을 찾아주셨다. 바로 '태아기억'이었다. 이모의 도움으로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나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나를 두고 일을 하러 나가신 적이 있었다. 또 아버지와 다툰 후에 집을 이틀 간 비우신 적이 있었다. 아무리 기억해봐도 기억이 나지 않는 내 잠재의식 속에 있던 경험정보들이 내 삶을 지금까지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머님께 버림받을 거 같은 불안함, 어머니의 기대를 실망시켜서는 안될 거 같은 강박관념이 어머니를 넘어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도 나를 지배하려 들었고 내 삶의 힘겨움은 바로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원각홀로 이동해 나의 '푸도'님이신 굿맨님과 함께 내 안에 있는 관념들을 풀어내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내 마음 속에는 이 수행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 같다는 불신으로 가득했고 큰 목소리를 내면 느껴질 거 같은 수치심 때문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굿맨님께서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계속해서 상황을 유지하고 내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셔서 그 때, 바로 그 순간 내 안에 있던 '마음의 문'이 열린 것이 느껴졌다. 적어도 내가 이 자운선가에 있는 동안은 사람들에게서 받을 수치심, 부끄러움 같은 관념들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나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생각하지 말고 마음으로 삶을 살라'는 굿맨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하는 내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이 날 밤에 잠을 청하면서,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나를 위해서 자운선가에서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할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했다.

 

다행히 수행 첫 날 한 나의 다짐은 수행 기간동안 변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다. 아침 잠이 많아 힘들고 오래 운동을 쉬어 몸이 뻣뻣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의 싸움에서, 그리고 관념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싶어서 요가 시간에 최선을 다했다. 상황이 주어지면 바로 감정을 느끼시고 우시는 다른 도반 분들과 내 자신을 비교하여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엄마를, 아빠를, 동생을, 친구들을 생각하며 내 안에 있는 모든 관념들을 느껴보자는 마음으로 연단 시간에 참여했다. 또한 파트너와 함께 번갈아가며 감정을 느끼는 시간에, 동갑내기에 방을 함께 쓰는 친구와 파트너가 되서 서로 감정을 잡는게 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친구 얼굴을 엄마 얼굴로 생각해보며 올라오는 관념을 청산하기 위해 노력했다. 놀랍게도 그런 노력들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나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생각이 아니라 마음으로 삶을 사는게 어떤 것인지, 내가 아니라 나의 관념이 나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나와 관념을 분리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수행 기간동안 아침, 저녁으로 한 번씩 있었던 혜라님의 강의는 내 인생동안 들었던 강의 중의 단연 으뜸이었다. 함께 참여한 281기 도반 분들의 사연과 고민거리를 들으시고 그 분들의 입장, 혹은 상대 입장을 해 주시면서 관념을 이해하게 해 주시는 것이 너무 큰 도움이 되었다. 단순히 그 분들의 사연을 듣는 것만으로도 그 분들이 내 가족처럼 느껴졌고, 다양한 연령대의 도반 분들의 얘기를 들으며 많이 공감했고 내 인생을 회고하고 또 앞으로의 인생을 그려보는 시간도 가져볼 수 있었다. 우리 마음 속에는 모두 신이 있어 우리의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것과 관념을 모두 청산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마치 0, 무와 같은 '본성'의 존재를 들었을 때는 몸에서 전율이 일어나는 것만 같았다. 또한 '사랑'의 위대함을 알 수 있었고 내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랑이 있는지 느끼고 그 것을 표현할 수 있었다. 자운선가에 함께 있던 모든 분들께 내가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전하고 싶었고 진심으로 그 분들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느꼈다. 모든 삶에는 그마다의 가치가 있지만 혜라님처럼 자신 안에 있는 사랑을 아낌없이 누구에게든 전하는 삶은 특히나 더 가치가 있고 그것이 내가 살고 싶은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날 원각홀에서의 풀어내기를 마쳤을 때 어머니께 버림받는 상황을 너무 리얼하게 잘 연출해주신 굿맨님이 방을 나가 돌아오시지 않자 내 안에 있는 외로움이라는 관념이 또 다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관념을 비우고 잠을 청하자라고 생각하고 밖에 나갔을 때 어둠 속에서 거대한 형체를 볼 수 있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녀석은 가끔 짖었고 내 안에서 녀석에 대한 두려움이 올라오는 걸 느꼈다. 하지만 그 또한 관념이고 내가 아니란 생각에 눈을 맞추고 천천히 다가가 녀석을 쓰다듬을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마침 지나가시던 마스터 분을 통해 녀석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순돌이'. 애완동물이라고는 길러본 적이 없는 탓에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없던 내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교감한 개였다는 것만으로도 녀석에 대한 내 고마움은 이루 표현할 수가 없다. 또한 다른 도반 분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준 것도 녀석이었기에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참 고맙고 그립다. 순돌이와 더불어 '냥아치'도 내 마음대로 남을 다루고 싶어하는 관념과 질투라는 관념을 느끼게 해줘서, 그리고 다른 도반 분과 얘기할 수 있는 용기를 내게 해줘서 참 고맙다.

 

마지막 날 밤에 했던 춤 수행은 아마도 평생동안 춤 출 때마다 떠오르는 기억일 것 같다. 클럽이나 춤 문화에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선입견을 버리고, 함께 수행했던 도반 분들과 교감하며 춤 추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내 안에 남아있던 수치심, 부끄러움, 두려움을 청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더욱 커진 자신감과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준 고마운 프로그램이었다. 함께 방을 썼던, 그리고 당신께서 초참자일 때 유일하게 마음의 울림을 줬던 것이 춤 수행이라고 말씀하셨던 상욱 님과 하트 총을 서로 날리면서 춤출 수 있어 특히 영광이었다. 춤 수행 이후에 굿맨님과, 그리고 겉모습은 내 또래지만 생각하는게 훨씬 성숙하신 누나와 함께 별을 보고, 두려움 체험 맛보기로 하고, 늦은 시각까지 대화할 수 있던 것 또한 큰 행복이었다.

 

헤어지는 순간이 너무 아쉬웠다. 사람들이 왜 시간을 멈추고 싶어하는지,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직 어린 나이라 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내 인생 제 2막이 자운선가에서의 4박 5일을 통해 시작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혜라 님의 마지막 강의가 끝나고 도반 분들과 안는 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한 분 한 분 이야기를 들어보고 내 안에 있는 그 분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모두 전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한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그 분들의 모습과 함께했던 마지막 순간의 미소...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것만 같다. 자운선가를 세워 삶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다시끔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신 자운님, 그 많은 삶 속의 역경과 고난들을 다 겪고도 관념을 모두 청산하시고 사랑으로 우리를 보듬아주시는 혜라님, 푸도라는 인연에 참 감사하고 앞으로의 삶 속에서 평생동안 잊혀지지 않을 명언들만 전해주시고 진심으로 저를 사랑해주시고 제가 특별히 더 사랑하는 아버지 같은 굿맨님, 참 수다스러운 초참자임에도 끝까지 얘기 들어주시고 제가 느끼지 못하는 제 관념들까지 들여다 봐 주신 연화님, 제게 형이라는 존재를 알게 해 주시고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게 해 주신 상욱님, 그 밖에 281기 수행하시는데 너무나 많은 도움을 주신 마스터님들, 깨달음학교, 배움학교 학생분들, 그리고 한 자 한 자 다 이름으로 부르고 싶은 281기 도반 여러분들...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만큼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목처럼 생각이 아닌 마음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언제나 여러분들의 인생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소망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