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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모든 마음이 아픔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모든 마음이 사랑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마음아 놀자 후기


마음아 놀자 칠전팔기

풀향기 2018-02-05 17:40


282기는 나의 일곱번째 참가이다.
나를 죽여야만 나를 얻을 수 있는 이 무서운 전쟁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각오로 장렬한 죽음을 연출하리라는 다짐 속에 시작하였다. (시작은!)
이번 기수는 모두 버림받음이 극치에 다다른 에고들로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에서의 수행이 나의 에고를 들여다 보는데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말은 칠참이지만 2014년부터 4년에 걸친 참가이기에 나의 공부는 아주 더디게 가고 있다. 세상에 태어난만큼 가장 중요한 일이 마음 공부를 통한 깨달음이라는 말씀을 진정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늘 나는 여기까지라는 한계를 스스로 두고 있었던 것 같다. 버림받은 나의 한계, 여자라는 나의 한계!

공부가 더딘만큼 나의 현실도 큰 변화는 없었다. 그냥 세상과 부딪치는 내 마음이 점점 더 편해지고 있다는 게 변화라면 변화였다. 그럼에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는 건 내가 알지 못했던 나를 알아가고 내가 살아 온 삶이 이해되는 게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곳에 가면 사랑을 흠뻑 받을 수 있기에..

태아 때 아들이 아니어서 버림받고, 부모님의 이혼으로 버림받고, 아버지의 재혼과 이복동생의 탄생으로 버림받은 나의 에고는 볼래야 볼 수없을만큼 서러움과 슬픔, 불쌍함, 외로움이 극에 달해 있었다. 그런 내 자신이 너무도 비참하여 갈갈이 아예 찢어 없애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버림받은 나는 여자 열등이가 되어 너무도 남자가 되고 싶었고, 남자를 짓밟아 죽여 버리고 싶었고, 여자라는 게 들킬까 혹은 버림받을까 전전긍긍 긴장과 불안, 공포 속에 삶을 살아왔다. 가정을 꾸렸어도 남편에겐 무시주고 버리고, 아이들에겐 집착하고 버리고를 반복하며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전에 참가했을 때도 조금씩 느꼈던 바들인데 이 번엔 좀 더 많이 깊이 느꼈다.
4박5일이 너무나 힘들고, 힘듦 속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머리도 아프고 어깨도 결리고 등짝도 쑤시고.. 4일째엔 혜라님의 재미있고 감동적인 강의마저 집중이 어렵고 버림받은 마음은 마지막날까지 계속되었다. 자운님 마지막 강의 시간에 졸립고 온 몸이 불편하여 자세를 바르게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
기나긴 강의가 끝나고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원을 만들고 겨우 힘을 내어 옆사람과 손을 잡았다. 왼손을 잡고 오른 손을 잡는데 ... 바로 내 옆에 혜라님이셨다.
꼭 무슨 영화나 드라마의 클라이막스 장면같았다.
"뭐 올라왔니?"
"버림받은..."
"내 눈 봐. 나 너 안 버렸어!"
'으~앙'
나 너 안 버렸어 그 한 마디였다. 나의 얼어 붙은 버림받은 에고의 빗장을 여는 열쇠!

버림받은 에고를 확실히 풀고 오지 못 했는데 역시나 집에 오니 여전히 사랑에 굶주린 식구들이 나를 두고 아귀다틈을 한다. 나도 어쩔줄을 모르고 힘든 마음만 올라 오고..
그래서 이 번 참가 후기는 빼먹으려고 했는데 관념이 시키는 반대로 해야 관념을 깰 수 있다고 하셨으니 쓴다.

버림받지 않으려고, 들키지 않으려고 내 삶은 온통 가식투성이였다. 가식이 가식인 줄도 모르고 살았는데 이제 조금 가식을 빼낼 수 있게 공부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