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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모든 마음이 아픔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모든 마음이 사랑임을 알고 받아들이는 곳

마음아 놀자 후기


마음깨우기 명상 260기 초참 수행후기

태호(颱虎) 2017-03-05 00:00

요번 첫 수행을 참가하며, 느낀 것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려니 욕심이 올라왔고, 잘 썼다고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모든걸 내려두고,

부끄러운 저의 이야기로 후기를 대신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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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마다 내가 걷는 이 길이 마치 늪과 같아, 

시간을 하늘에 흘려 보낼 때마다 나는 바닥을 향해 점점 더 깊게 곤두박칠치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발이 잠기고, 발목이 잠기고, 다리가 잠기며

상반신과 팔이 모두 잠기어 나중에는 빛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다.

 

그저 흑빛의 파노라마처럼 찍어놓은 세상 사진은

그 무엇도 느낄 수 없게 만들었다.

 

기쁨도, 슬픔도, 아픔도, 감사함도, 사랑도, 믿음도, 그 어떤 것도 말이다.

 

그렇게 삶이란 이름의 짐은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도 무겁고, 두려운 존재가 되어

나를 무자비하게 짓밟아 누르는 느낌 마저 들 정도였다.

 

두 눈은, 어느 순간 온기를 잃어버렸고

내가 잠긴 이 늪이 어느새 세상의 전부가 되어있었다.

 

난 이 곳에 잠겨 살아야만 한다고,

그나마 날 원하는 건 이 늪 뿐이 없다고.

그렇게 끝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또 떨어졌다.

 

그 후, 스스로의 가슴에 한 없는 못질을 하기 시작했고

칼은 두 팔을 휘감아 무자비하게 사지를 찢어내고 있었다.

 

아프지 않았고, 아프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난.

 

스스로 세상에서 존재를 지우려 했다.

그 누구도, 그리고 내 자신 스스로도 나를 영원히 기억하지 못하게끔 말이다.

 

이 어둡고 침침한 곳에서 유일하게 느낄 수 있었던 온기는,

혜라님의 영상이었고 자운선가라는 이 곳 뿐이었다.

 

송장같은 나도, 잠시나마 머물다 갈 수 있는

세상의 단 한 곳 뿐인 휴식처 말이다.

 

이 곳에 계속 머물기를 희망했다.

이 곳에 한번 가보기를 소망했다.

 

그러나, 내 두 팔과 다리에 매인 족쇄는

허락치 아니했고 난 그렇게 스스로에게 최후를 선언했다.

 

'죽자'

 

가장 비참한 선물을 하사한 나는

내가 삶을 마감할 장소로 군대를 택했고

난.

 

꽃보다 아름답고 별보다 눈부신 이 나이에

스스로를 짓이겨 나란 존재를 지워버리려 하고 있었다.

 

싫어.

싫어.

싫어-.

 

침묵으로써 날 봐주던 이곳에 있기를 원했다.

동영상에서 날 봐주던 그분을 만나고 싶었다.

 

팔을 잘랐다.

다리를 잘랐다.

 

벗어나고 싶었고, 발버둥 치며 나왔다.

도망치고,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오로지 '그 곳에 가야지'란 일념만을 가지고서.

 

.

.

그리곤, 그 곳을 찾아 가리라.

 

달렸다.

넘어졌다.

또 넘어졌다.

굴러 떨어졌다.

그리고, 도착했다.

 

나는 이 곳에 도착해 살기를 희망했다.

그렇게, 나에게 던진 단 한마디

 

 

'인정해.'

 

 

죽도록 싫은 이 세계를, 인정할 수 없었다.

 

 

'받아들여.'

 

 

증오하는 이 세계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인정하기 싫었다.

 

그러나.

 

반복하기 싫었고, 

멈추기를 바랐다.

 

이 곳을 믿었기에,

그 분을 믿었기에.

 

두 눈을 감고 인정했다.

대성통곡하며 받아들였다.

 

 

그렇게 이 곳을 나서며, 

두 눈을 뜨고 본 세상은 그저

 

 

'사랑'

 

 

단지, 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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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말로 죽고싶었습니다.

자살을 시도했고, 제 존재를 세상에서 잊고 싶었습니다.

 

이 곳을 알게 되어 너무나 행복하고,

짧게나마 저와 함께해준 모든 분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받아들일 것입니다.

인정할 것입니다.

 

무엇이 되었건 말이지요.

 

도망치지 않을 것이고, 죽을 각오로 임할 것입니다.

그것이 제게 크나큰 선물을 준

 

자운선가와 여러분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수행에 전진하며,

때가 될 때에 다시 또 뵙겠습니다.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P.S. 크준에서 태호(颱虎)로 닉네임을 변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