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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아 놀자 후기


마음깨우기 명상 260기 참가 후기

쉼표 2017-03-05 00:00

안녕하세요. 

 

금번까지 3번 참가한 후에 후기를 올립니다. (2015년 12월 말 234기, 2016년 12월 말 255기, 2017년 3월 초 260기)

 

사실 재참자 후기란에 글을 올려야 하지만, 초참 때는 후기 작성을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너무 마음이 굳어 있어서 제대로 수행을 따라가지 못해 수행 후기를 올리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거든요... 그래서 등업이 않되어 있어서 이곳에 글을 올리는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전에 작성하던 글이 있어서, 이어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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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에 참가하기 전까지 허탈감과 공허함에 시달리는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해도 재미도 없고, 삶에 대한 의욕도 많이 잃어가는 상태였고요. 사춘기 이후로 지속적으로 시달렸으니까, 거의 10년 이상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고민하면서 산 거 같습니다. 세월이 가면 정해진 순리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되고 반복되며,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이라는 것도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고 끝나게 되는 것인데 (길어봤자 100년 이내인데), 겪는 입장에서는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세상을 살아가는 정형화되고 대략적인 모범답안은 책과 선인들의 말씀을 통해 알고 있지만, 세세한 과정과 각 상황 속에서의 대처 방법을 몰라 헤메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행에 참가하기 전까지의 모습을 돌아보면, 무의식적인 말과 행동에 의한 대인관계 문제로 많은 곤란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말을 할때 논리에 따라 정확하고 세밀하게 말하는 부분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고치기가 쉽지 않아서 절망감도 종종 느꼈고요. 글을 쓸때에는 여러 번 다시 확인하고, 고치고, 추가하고, 삭제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보기에 그럭저럭 쓸만한 문장이 나오기도 하지만, 직접 말을 하게 되면 감정과 상황에 따라 많이 흔들리고, 성격도 급하여 신중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꺼내놓고 보는 경향이 있기에 많은 실수가 발생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또한, 쓸데없는 걱정과 생각이 많고 마음도 여려, 상대방에게 말/행동의 실수 후에는 자기 후회와 반성때문에 스스로를 질책하고 그로 인해 심하게 괴로워합니다. 그래도 이전에는 자존심이 강해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지 못해 결국 상대와 인연이 한번의 말/행동 실수로 끝나는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살다보니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하면 세상에서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여러 상황에서 올라오는 감정들 분노/슬픔/수치심 등 대해 많이 참고 회피할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게 반복되니 나중에는 스스로의 감정도 모르겠고, 항상 가슴에서 복부까지 답답하고 꽉 막힌 느낌에서 살아왔습니다. 수행에 참가하기 전에는 이대로 평생을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휴가 기간을 이용하여, 주변의 반대도 무릅쓰고 참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회사를 그만두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상황을 뛰어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면 반복된다고 언급한 글도 보았기에 지금껏 버틴 것이지만, 이는 제 자신이 그만큼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가능했던 것이었습니다. 누적된 고통과 아픈 감정으로 인해 상관없는 다른 사람에게까지 피해가 가게 되고 제 삶을 피패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면, 이것은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동안 살아오면서 여러 사건을 겪을 때, 항상 저는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내가 이런 행동을 하면 누군가는 어떤 생각을 할까?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까? 등 결국 생각해보면 제 자신이 받는 상처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제 스스로가 불쌍하고 안타까워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제가 어려서 부터 가졌던 생각, 행동 및 전생 상담을 통해 확인한 부분을 반추해 봤을 때, 이번 생에는 '제대로 된 인생을 못살았다'는 한을 번듯한 직장도 갖고, 결혼도 하고, 자식도 키우며, 현생에서는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감으로써 풀고자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태어나니 스스로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갖고 있는데, 막상 현실은 따라주지 않고 주변에서는 온갖 구설만 난무하고 그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해 스스로 상처주고 하는 이러한 점들이 공허감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상황의 근원으로 들어가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스스로에 대한 연민도 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생각이 요즘 제 머릿속을 계속 맴돌고 있습니다. 저를 좋아했던 사람들이 계속 떠나가고, 매정하게 돌아서는 모습은 더 이상 보고싶지 않습니다. 또한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도 결국 돌아서고 언제 공격적인 입장으로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사람 만나는 것 부터 피곤하고 불편하고 불안하게만 느껴집니다. 사실 이제는 너무 상황이 엉켜있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떨어져,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왔다갔다 합니다. 긍정과 부정이 극에서 극으로 다이내믹하게 변하고 있기에, 조울증으로 발전되지 않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저의 회사는 충정로에 있습니다. 요즘은 회사에서 끝나면, 5호선을 타고 여의나루에 있는 한강 공원에 갑니다. 보통 야근으로 인해 평일은 어렵고, 금요일 저녁에 갑니다. 그곳에 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연인 또는 친구와 짝을 이루어 같이 대화하고 웃으며 추억을 만들고 있더군요. 그곳에서 저는 이질감을 느끼며, 혼자 한강변을 걷습니다. 제 자신과 주변 상황에 대해 생각하며, '될 수 있으면 다시 돌아가 이렇게 행동하고 말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이미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왜 항상 나는 이 모양일까',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지' 라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절망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항상 결론은 '그냥 내가 잘못 태어난 것'이라는 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미운 오리 새끼라는 동화의 미운 오리 새끼처럼 그냥 저와 맞지 않는 곳에 속해 있다 라는 생각이지요.

 

파랑새는 사실 멀리있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파랑새를 찾아 헤메고 있는 저의 모습이 정말 웃기고 어이없을 때도 있지만, 그런 모습이 영적 발전을 위해 겪고 있는 고통이며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아름답고 숭고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희망을 잃지 않고 그 결말을 바르게 찾아가서, 빨리 모든 카르마를 마무리 지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2015년 작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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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참시에는 자운선가에 가서 그전까지 알지 못했던 충격적인(?) 수행법을 접해서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마음에 대한 여러 강의를 들으면서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수행시에는 주로 부모님에 대한 분노를 풀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굳어있어서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고, 당시 담당 마스터님을 비롯한 여러 푸도님들 고생시켜드리는 것 같아서 정말 죄송했습니다... 참가 이후에는 집에서 새벽에 108 배 하던 것을 연단으로 바꿔 매일 30 분씩 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었고, 한달 정도는 매일 바닥에 땀을 한 바가지씩은 흘렸습니다. 그런데도 수행 당시는 잠깐은 편했지만, 여전히 마음의 괴로움은 풀리지 않고 주변 상황은 더 힘들어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점점 이전까지 없었던 절망감마저 생기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2016년 재참시에도 이어서 부모님에 대한 분노 풀기를 했는데, 이전에 비해 조금 더 감정 표현이 수월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에너지를 이용해서 감정을 표출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를 못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몸반응이 심해서 마스터님 및 푸도님들이 말씀을 할때, 눈앞이 하예지면서 머릿속이 멍해져서 제대로 알아 듣기가 어려웠습니다. (항상 자운선가 방문시에는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무겁고, 눈은 항상 피곤하고 침침했고, 온몸은 근육통이 있는 것처럼 너무 뻐근하고 아펐습니다.) 

 

이번 260기 참가 전에도 절망감 때문에 참가를 망설였지만,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두달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제 경험에서 벗어나 할아버지 및 아버지 관념을 위주로 수치심 및 두려움을 풀었습니다. (들을 이야기로는 할아버지는 10대에 일본 징용으로 끌려갔었고, 해방 이후에는 6.25 전쟁에 참가하셨습니다. 낙동강 전투시에는 폭탄이 떨어져서 부대원 4명만 겨우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전쟁 중에는 살아남기 위해 시체 덮고 죽은 척한 적도 많았다고 하셨고요. 전쟁 이후에는 다리에 파편이 박혀 몸이 불편하셨고, 직업을 따로 가지시지는 못하셨다고 합니다. 또한,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에는 형에 의해 가진 것 다 뺐기고 집에서 쫒겨나셨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경우는 어려서 집안이 너무 가난해서 영양실조로 어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셨고, 할아버지의 폭언에 시달리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황토방에서는 일본에 끌려간 징용자 역할을 하는데, 신기하게도 몸에서 수치심과 두려움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이전의 참가에 비해 조금 더 맑은 정신이었기에, 다시 한번 마스터님 및 푸도님을 통해 제가 겪은 현실에서의 마음의 작용 및 청산 원리에 대해서도 듣고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임도에 혼자 가서, 두려움 청산을 하였습니다. 앞에 두번의 참가에서 몸이 많이 열린 것인지, 이번 참가에서는 더 많이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연단 시에는 수치심 및 두려움이 느껴지자 정말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답답하고 괴로웠습니다. 정말 화가 나고 짜증났습니다. 제가 겪은 것도 아니고, 이런 걸 유산이라고 물려준 조상들이 정말 미웠고, 그들 밑에서 태어난 제 자신이 정말 한심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날 새벽에 임도에 다시 가게 되었는데, 두려움 및 외로움이 어느정도 걷히니 문득 '만약 내가 그 모든 경험들을 직접 겪었다면 어땠을까?'하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모든 경험을 제 인생의 짧은 시간내에 전부 겪기도 어려울 것이고, 겪은 뒤 극복하고 누릴 시간도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장애같은 큰 트라우마를 갖게되면, 이겨내기도 어렵고 설령 이겨낸다 할지라도 멀쩡한 몸으로 누리는 즐거움에는 비교하기 어려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한꺼번에 겪게되면 미쳐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이어서 삶이라는 것도 태어나 받은 몸을 유지하는 것이 전부이기에 태어나지 않는게 좋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몸을 갖는 것이 감정을 겪기 위함이며 그것 덕분에 제가 완전해지고 행복해 진다라는 생각을 하니 괴로움이 괴로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고통을 인생의 전반기에 겪게 해주었다는 것 및 괴로움만 겪다가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비해 저는 그것을 극복하고 그것에 반하는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라도 있다고 생각을 하니 축복 받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히려 희생한 것은 제가 아니라 조상들이었습니다. 저는 단지 감정이지만, 조상들에게는 현실이었으니까요. 그 이후로는 마음이 많이 편해진 것 같습니다. 몸의 존재 이유가 여러 감정을 느끼기 위함이니, 고통이든 즐거움이든 뭐라도 느끼는 것이 당연한 거죠...

 

이번 수행을 통해 삶의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적어도 그냥 포기하고 죽는다는 생각은 안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생긴 것 같고요. 그 동안 저 때문에 고생하셨던, 모든 마스터님들과 푸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수행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며, 느리더라도 욕심부리거나 초조해하지 않고 하나하나 극복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헤라님께서 그렇게 사랑한다고 하셨는데, 수치심과 두려움 때문에 그것에 대답하는 것이 어찌나 힘들던지... 정말로 죄송합니다. 청산이 안되면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